[기획-4년임기 반환점] "지방자치 발전 역주행, 경기도의회"... 공룡 의회의 '민낯', "민생보다 내몫 챙기기"

◆ 제11대 경기도의회 4년임기 반환점 심층 분석
-. 78대78 도민의 선택은 소통과 협치 요구... 그러나, 출발부터 제멋대로
-. 계속되는 기행, 파행, 역주행..."공직자도 도민도 지쳐" 권익위원회 청렴도 최하위 결과는 "덤"
-. 출발 지각하고 도착점 연장?..."의정 활동 및 경기도 행정 시스템은 뒷전, 내 몫만 챙기면 끝!"
◆ 잘못을 고치고 시정하는 자정능력을 상실한 모습이 이어진다면...

 

케이부동산뉴스 김교민 기자 | 제11대 경기도의회(의석수 156)는 1420만 경기도민의 민의의 전당이자 의결기관이며 서울특별시의회(의석수 111)를 훨씬 상회하는 의원수를 보유, 대한민국 최대 광역의회다.

 

이러한 규모에 걸맞게 대한민국 지방자치분권을 견인하는 맏형으로써의 역할에 1420만 경기도민을 비롯 전국의 광역·기초의회의 관심이 집중되어 왔다.

 

하지만 전반기 회기를 불과 2개월 여 남긴 제11대 경기도의회가 지방분권 및 자치발전에 역주행하려는 움직임이 물밑에서 가속화되다 차츰 그 본색이 드러나고 있다.

 

 

■ 78대78 도민의 선택은 소통과 협치 요구... 그러나, 출발부터 제멋대로

 

제11대 경기도의회는 더불어민주당 의원 78명, 국민의힘 78명, 정확히 여야 반반으로 구성되며 정쟁보다 소통과 협치를 열망하는 민의가 도두라지게 반영됐다.

 

그러나 출발부터 도민들의 기대와는 결이 다른 행보로 첫단추를 뀄다.

 

바로 “첫 집회일에 의장 선출”이라는 강행규정을 어긴 것.

 

지난 2022년 7월 12일 열린 ‘경기도의회 제361회 임시회’는 제11대 경기도의회의 첫 집회일로 「지방자치법」과 「경기도의회 회의규칙」상 의무적으로 의장을 선출했어야 했으나 정회 후 파행됐다.

 

 

관련기사 : 케이부동산뉴스 22.7.16. "나쁜 선례" 남기나 제11대 경기도의회 파행... 시작부터 회의규칙 위반 논란 "배경 주목"

 

당시 의장직무대행은 염종현 현재 도의회 의장으로 회의규칙상 ‘의장직무대행의 업무는 의장과 임시의장 선출에 관한 회의 의사와 질서유지에 한정’하도록 되어있지만 염종현 당시 의장 직무대행은 정회를 선언했다.

 

이로 인해 제11대 경기도의회는 첫 발부터 파행으로 시작되어, 한달여 기간 동안 원구성도 못한채 식물의회로 방치되기에 이르렀다.

 

결국 파행 이후 한달 여 만에 전반기 의장단이 구성됐지만 그 이후로도 묻지마식 파행과 불통 의정으로 인한 피해는 코로나19에 이어 경제난에 봉착한 도민들에게 고스란히 돌아갈 수 밖에 없었다.

 

특히 당시 신임 경제부지사와 양당 대표단의 술자리 파문은 결국, 김동연 경기도지사의 야심찬 경제회생 계획을 송두리째 날려버린 동시에 막장드라마에서나 볼수 있는 가십으로 집행부는 물론 의회에 대한 도민들의 신뢰도 추락에 기여했다.

 

이후 진행된 사법절차에서 당시 경제부지사에게 덮어씌운 혐의마저 무혐의 처리되며 망신살만 뻗친 헤프닝으로 회자되고 있다.

 

■ 계속되는 기행, 파행, 역주행..."공직자도 도민도 지쳐" 권익위원회 청렴도 최하위 결과는 "덤"

 

첫 회의부터 시작된 기형적인 의회 운영은 이후에도 이어졌다.

 

제11대 경기도의회는 상임위원회에서 부결된 안건이 당일 본회의에 올라오는 일 쯤은 아무 일도 아닌 듯 여겨졌다.

 

의장의 직권상정은 당연지사. 이쯤되니 의원들도 하고 싶은 데로 하는 분위기다.

 

대표직이 박탈된 의원은 대표실을 점거하고 사보임에 불만을 품은 위원장은 의장실이나 대표실 앞이 아닌 의회 로비에서 보여주기식 점거시위를 벌이지만 아무런 통제조차 이루어지지 않았다.

 

그 장소마저 기가 막히다. 소방법 위반이 명백한 위치임에도 수주일간 아무도 건드리지 못했다. 결국 소방관들이 출동해서 지적하자 그제서야 옆으로 툭툭 옮긴 그분은 인근 소방서의 명예소방서장이셨던 사실도 재조명됐다.

 

 

관련기사 : 케이부동산뉴스 24.1.29. 경기도의회 ‘민의의 전당’ 이미지 훼손 넘어 ‘농성장’ 전락… 현행법 위반 등 “책임론” 대두

 

의원들의 일탈은 이어졌다. 의회 내 직위를 본인사업의 홍보를 위해 이용하는 가 하면 보유한 토지의 개발에도 영향력을 미쳤다는 의혹이 지속적으로 제기됐다. 화룡점정은 음주운전으로 사고를 낸 뒤 스스로 신고했다며 윤리위회부 거부와 죄가 없다는 형식의 주장하는 적반하장식 행위로 이어졌다.

 

개인의 일탈 뿐만 아니다. 의원들간의 내몫 챙기기와 감정다툼은 결국 2023년도 경기도 살림에 대한 행정사무감사를 파행으로 이끌며 깜깜이 예산안 처리 및 불용 예산과 민생 예산에 대한 도의회의 직무유기적 행태로 도의회 의정사에 기록됐지만 누구하나 책임지지도 책임을 묻지도 않았다.

 

이처럼 경기도의회 전체가 '모럴 해저드'에 허우적대고 있을 때 결국 국민권익위원회가 실시한 청렴도 조사에서 최하위라는 불명예까지 안게 되며 강제적인 청렴교육 의무이행 등의 조치를 받는 부끄러운 모습의 공룡의회로 각인되고 있다.

 

■ 출발 지각하고 도착점 연장?..."의정 활동 및 경기도 행정 시스템은 뒷전, 내 몫만 챙기면 끝!"

 

대한민국 최대 광역의회는 지방분권 및 지방자치 발전을 리드하지는 못할 지 언정 걸림돌이 되지는 않아야 하지만 이러한 기대마저 개인의 욕심 앞에 헌신짝처럼 버려질 운명이다.

 

이러한 우려는 경기도의회 의장단과 상임위원장들이 자신들의 임기를 8월까지 이어가려 하는 움직임에 따른 것이다. 이를 뒷받침하듯 연간 회기일정에 8월 임시회 주요활동으로 ‘후반기 원 구성(의장단 선거, 상임위원 선임, 상임위원장 선거)’로 공지하고 있다.

 

광역·기초의회는 통상적으로 전·후반기 회기를 선거 후 7월 1일을 기점으로 시작해 4년 임기의 중간인 2년과 종착점인 6월 30일까지 마무리하는 식으로 운영하도록 되어 있다. 이러한 운영방식은 오랜 경험에 비추어 집행부의 예산수립 및 행정에 대한 감사시기를 반영하고 분기별 혹은 반기별로 계획적인 의정활동을 할 수 있도록 시스템화되어진 부분이다.

 

 

그러나 경기도의회 현 의장단과 상임위원장들이 임기 2년을 주장하며 8월까지 자리를 지키려 할 시 후반기 의정활동과 집행부에 상당한 걸림돌로 작용될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

 

이는 통상적으로 집행부가 내년도 예산안에 대해 계획을 수립하고 구체화하는 시기가 8월과 9월이며 10월경까지는 대부분 확정하게 된다.

 

이후 가확정된 예산안에 대해 의회와의 협의를 진행하며 일부 수정 및 보완을 거쳐 12월 예산안 심의 전까지 마무리하는 것이 일반화되어 있다.

 

특히 경기도청 공무원들의 경우 연말에 몰려 있는 행정사무감사와 예산안 심의에 더해 국정감사까지 준비해야 하는 관계로 업무량 폭증에 따른 부담은 격상할 수 밖에 없는 구조다.

 

이런 상황에서 8월까지 의장단과 상임위원장이 자신들의 자리보전에 나선다면 내년도 예산안 일부에라도 개입할 수 있는 여지가 충분하다. 일각의 우려대로 만약 일부 요청(?)이 집행부에 반영된다면 차기 의장단과 상임위원장들 뿐만 아니라 집행부의 예산 편성 구도 자체를 혼란에 빠뜨릴 수도 있다.

 

또한 교섭단체 더불어민주당 후반기 대표의원과 국민의힘 3기 대표의원 선출 시기는 6월말로 예정되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앞서 언급한 대로 의장단과 상임위원장들의 임기가 8월까지 이어진다면 양당 대표의원 선출 이후 한달이 넘는 기간동안 의장 선거를 위한 사실상 ‘선거운동’이 시작될 것으로 보이는데 이와 관련된 규정이 별도로 제정되어 있지 않아 155명의 도의원들은 물론 공직사회도 술렁일 것은 자명해 보인다.

 

 

관련기사 : 케이부동산뉴스 23.11.17. 경기도의회 기획재정위원회 '행정사무감사' 불발 사태, 협상 걸림돌 '소송전' 대두

 

이와 관련해 현재 상임위원장이 아닌 다수의 의원들은 “대표의원 선출 후 한달이 넘는 기간동안 의장 후보에 대해 검증 내지 운동을 해야하는 상황이라면 대혼란은 불보듯 뻔하다”면서 “신임 대표단과의 관계도 의장 선출에 영향을 주는 등 변수가 생길 수 있어 보인다.”는 반응을 전했다.

 

그러나 이와 유사한 사례로 경기 김포시의회는 8월에 서울 종로구의회는 11월에 의장단 선출이 완료됐지만 확인한 바에 의하면 두 지방의회의 경우 전반기 의정활동 종료와 더불어 의장단의 임기도 마감되며 후반기 의장단에 바톤을 넘긴다.

 

그럼에도 대한민국 최대 광역의회인 경기도의회의 의장단과 상임위원장들이 임기2년을 고집한다면 경기도 집행부는 물론 경기도의회 의원들의 후반기 의정활동 자체가 또 다시 시작부터 꼬이게 될 전망이다.

 

특히 양당 대표가 협의를 통해 구성될 후반기 상임위원회 위원배정 및 위원장 선출에도 혼선이 예측된다. 일부에서라도 이를 무시하고 법적 대응 등으로 자리보전에 나설 가능성은 분명하기 때문이다.

 

경기도의회 관계자는 "임기가 2년으로 되어 있어 상임위원장 한 명이라도 임기를 고집한다면 8월까지 갈 수 밖에 없는 구조"라고 단언했다.

 

한편, 일각에서는 “제11대의 첫 단추를 잘못 꿴 경기도의회가 후반기 의정활동마저 시작부터 꼬이게 되는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며 안타까움을 전했다.

 

잘못을 고치고 시정하는 자정능력을 상실한 모습이 이어진다면 대한민국 최대 광역의회인 경기도의회가 전국의 광역·기초의회에 ‘나쁜 사례’를 통해 지방분권과 지방자치에 역주행하는 모습으로 각인될 수 있다는 우려가 지배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