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케이부동산뉴스 김교민 기자 | 중앙고 동문회로 구성된 KBF(계산비즈니스포럼)가 창립 30주년을 맞아 8월 26일 서울에서 하반기 첫 정기 월례회를 개최했다.
이번 행사는 회원 약 6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으며, 특히 임상윤 총무(88회)의 전문 사회자 다운 진행과 문지인 kbf회장(82회)의 30주년 준비 현황 보고, KAIST 김대식 교수의 특별 강연이 눈길을 끌었다.

■ 문지인 KBF 회장 “30년의 발자취, 미래 30년으로”
문지인 KBF 회장은 인사말에서 올 한 해 상반기 활동과 30주년 준비 과정을 상세히 소개했다.
그는 “올해는 KBF 창립 30주년이라는 뜻깊은 해”라며 “선배들의 헌신으로 쌓아온 30년의 전통을 발판 삼아, 앞으로 함께할 30년을 위해 회원 모두의 마음을 모아가자”고 강조했다.

이어 △1월 역대 회장단 모임 △3월 중앙 동아리 합동포럼 △4월 모교 설립자 김성수 선생 생가 방문 △회원 교류 프로그램 ‘KBF 사랑방’ 정례화 등을 주요 성과로 언급했다.
또한 문지인 회장은 “30년의 역사를 영상과 소책자로 정리해 후대에 남기고, 12월 1일에는 기념식과 송년회를 겸한 대규모 행사를 치를 예정”이라며, “작은 정성이라도 미래 기금 모금에 동참해 주신다면 다음 세대가 60주년을 준비하는 주역이 될 것”이라고 당부했다.

■ 김대식 KAIST 교수 특강 – 「AGI 시장 지배력의 시대」
초청 강연자로 나선 김대식 KAIST 교수는 ‘AGI(범용 인공지능) 시장 지배력의 시대’를 주제로, 인류가 맞닥뜨릴 기술적·경제적 전환을 짚었다.

▶ “AI는 위협이 아니다, 먼저 쓰는 경쟁자가 위협”
김대식 KAIST 교수는 "AI를 바라보는 관점을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AI 자체가 위협이 되는 것이 아니라, AI를 먼저 활용하는 경쟁사가 위협”이라며 “AGI(범용 인공지능) 시대는 기업과 국가 간의 ‘시장 지배력 전쟁’이 될 것”이라고 규정했다.
이는 기술 발전을 두려워하기보다, '누가 먼저 쓰고, 누가 먼저 지배 구조를 쥐느냐'가 본질이라는 진단이다.

▶ 노동에서 자본으로, 가치의 중심축 이동
강연의 핵심은 '노동가치의 붕괴'였다.
김 교수는 “AI가 가장 먼저 대체한 것은 단순 노동이 아니라 소프트웨어 개발이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신입 개발자 채용은 사실상 ‘0명 시대’로 접어드는 반면, '소수 경력자의 몸값은 치솟는 양극화'가 진행되고 있다"고 현실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콘텐츠 산업 역시 예외가 아니다. 헐리우드 영화, K-팝 뮤직비디오, 드라마 등 '대량생산형 콘텐츠의 99%가 AI로 대체될 것'이라며, 이는 산업의 지형을 송두리째 바꿀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결론적으로 “AGI 시대는 노동의 가치를 0으로 수렴시키고, 자본의 가치를 무한히 증대시킬 것”이라며, ‘노동 중심 경제’에서 ‘자본 중심 경제’로의 구조적 대전환을 예고했다.
▶ 인프라 전쟁, 9천조 원의 치킨게임
김 교수는 AGI 경쟁을 “인프라 전쟁”으로 규정했다.

그는 ▲수천 개 데이터센터 건설 ▲GPU(엔비디아 독점) 확보 ▲전력·가스터빈 등 에너지 자원 확충 등이 국가 경쟁력의 핵심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향후 10년간 '9천조 원 규모의 글로벌 투자'가 필요하다”며 “이미 사우디·아부다비·싱가포르·노르웨이 국부펀드가 이 판에 뛰어들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는 단순한 기술 개발이 아니라, '국가적 전략 자원의 확보 경쟁'임을 의미한다"고 강조했다.
한국의 경우 두산에너빌리티가 국산 가스터빈 개발에 성공한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이 기회를 산업 전략 차원에서 어떻게 살릴 것인지가 관건”이라고 짚었다.

▶ 성장률 폭등의 역설
AGI가 불러올 경제적 파급력은 압도적이다.
김 교수는 “인류 경제 성장률이 지금의 '2~3%에서 20~30%'로 폭등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러나 이는 ‘풍요의 시대’가 아니라, '자본 독점의 시대'를 의미한다고 했다.

극소수 기업과 국가가 AGI를 선점해 '시장을 독식'할 경우, 대다수 노동 인구는 성장의 과실에서 배제될 수 있다.
이는 단순한 기술 문제가 아니라, '사회적 불평등·정치적 불안정·지정학적 충돌'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조심스레 전망했다.

▶ 개인에게 남는 냉혹한 전략
강연 말미에 김 교수는 개인 차원의 생존 전략을 언급했다.
김 교수는 “슬프지만 과학자로서 냉정히 말하면, AGI 시대에 개인이 취할 수 있는 전략은 자본을 축적하는 것"이라며 이는 노동으로 생계를 유지해온 기존 사회 구조가 더 이상 유효하지 않을 수 있음을 뜻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동시에 'AGI 시대의 인간 정체성, 삶의 의미'라는 근본적 질문을 던진다.

■ KBF 30주년, 과거와 미래가 만난 자리
이번 특강은 KBF 30주년 기념 월례회라는 맥락에서 더욱 특별했다. 문지인 회장이 강조한 “함께한 30년, 함께할 30년”이라는 슬로건은 과거의 발자취와 미래의 과제를 잇는 다리였다.

KBF가 걸어온 30년이 교우 사회의 역사였다면, 김대식 교수가 던진 메시지는 앞으로 30년, 나아가 인류의 미래를 어떻게 준비할 것인가라는 질문이었다.
한편, 이날 행사에는 중앙고 동문으로 kbf 신입 회원 4명이 처음 참석해 선후배들의 환영을 받았으며, 중앙교우회 임정혁 회장(66회)이 축사를 통해 KBF 30주년을 축하했다.
또한 박은재 회원(104회)의 10분 토크와 회원 동정 소개, 상품권 증정 등 부대 프로그램도 이어지며 회원 간 교류와 화합의 시간을 가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