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맹훈재 평택경찰서장, ‘주폭과의 전쟁’… 관행 깨고 상습범 구속 수사로 판 바꾼다

- “술 마시면 괴롭히고도 벌금이면 끝”… 상습 주취폭력‧음주운전‧사기까지 정조준
- 피해자 보호와 공권력 회복 위한 ‘종합‧입체 수사’… 수사 패러다임 전환 선언

 

케이부동산뉴스 김교민 기자 | "술 마시고 욕 좀 했다고 구속까지?" 평소 같으면 웃고 넘겼을 장면이 평택 지역에서는 더는 넘어가지 않았다.

 

지난 4월, 평택경찰서가 '주취폭력 전담팀'을 출범시키며 ‘주폭과의 전쟁’을 선포한 지 한 달여. 이 기간 동안 총170명을 검거했고 이 중 7명을 구속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구속 사례가 한 건도 없었던 것과 비교하면 큰 변화다.

 

 

지난 4월 24일, 평택경찰서는 소상공인연합회, 병원 관계자, 시장상인회, 버스·택시회사, 자율방범대, 주민자치협의회 등 지역 단체 대표들과 함께 주취폭력·음주운전 근절 간담회를 개최했다.

 

참석자들은 한목소리로 “이제는 달라져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한 병원 관계자는 “응급실 폭력 신고해도 처벌이 약해 두려운 상황”이라며 경찰의 적극적인 대응을 요청했고 평택 경찰은 이에 응답했다. 평택경서의 변화는 단순한 캠페인이 아니라 경찰 수사의 방향성을 바꾸는 중요한 전환점으로 평가된다. 이제 ‘술 탓’이 통하지 않는 평택, 반복범죄자들이 두려워하는 지역으로 거듭나고 있다.

 

 

 “지금까지의 관행이 문제였다”… 경찰 자체 반성에서 시작

 

그간 주취폭력 사건은 경찰 지구대에서 현장 제지와 신원확인 후 귀가 조치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경찰서에 보고된 사건 역시 대부분 형사계에서 일정을 정해 조사 후 불구속 송치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평택경찰서는 이번 전담팀 발족 이후, 112신고 이력, 누범 여부, 수사 중인 사건의 유무, 동일 피해자에 대한 반복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하는 입체 수사 방식을 도입했다.

 

수사과, 형사과, 교통과 등 전 부서가 함께 참여하고 있으며, 구속 여부는 재범 가능성과 보복 위험성을 핵심 기준으로 삼는다.

 

 

반복되는 주취폭력…택시기사 폭행에 유치장 난동…동종 상습범죄자 엄정 대응

 

최근 평택 재래시장 내 한 분식집에서 술에 취해 여주인에게 욕설을 퍼붓고 튀김통을 던진 A씨는, 당시 피해자의 손목까지 잡아당기며 행패를 부리다 현행범 체포됐다. 단순한 주취소란으로 보기 어려운 행위에 대해 평택경찰은 A씨의 누범 가중처벌 대상임을 확인했고, 동종 전과 다수와 함께 특정 피해자를 지속적으로 괴롭혀온 정황까지 확보해 구속영장을 신청, 법원이 이를 받아들였다.

 

평택역 인근 식당에서는 B씨가 경찰의 통고처분 통지서 서명을 거부하며 여성 경찰관에게 욕설을 하고 주먹을 휘두르는 듯한 위협을 가했다. 경찰은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B씨를 현행범 체포했고, 전과 34범이라는 전력과 현재 별도 재판 중인 사실까지 고려해 구속 수사에 들어갔다.

 

C씨는 택시 안에서 운전기사에게 욕설을 하고 폭행한 데 이어, 유치장에서 기물을 발로 차며 소란을 피웠다. 경찰은 C씨가 동종 전과 26범임을 확인했고, 음주 상태에서의 폭력 성향이 상습적인 점을 근거로 구속했다.

 

 

 

상습 음주운전, 상습 사기범죄까지 종합적, 입체적 수사 확대반복 범죄자 일망타진

 

전담팀의 수사는 주취폭력에 그치지 않는다.

 

올해 초 음주운전으로 재판을 받고 있던 D씨는 3월 또다시 음주운전으로 적발돼 구속됐다. 평택경찰은 이 사례에 대해 “비록 사고를 내지는 않았지만 상습성이 뚜렷해 시민의 생명에 위협을 줄 수 있다”고 판단했다.

 

중고거래 사기범 E씨는 수사 중 별개의 사건이 병합되며 상습성이 드러났다. 수사관이 E씨의 사건을 병합 조사하던 중 기존 불구속 재판 중이던 사실과 유사 범행 정황을 확인했고, 결국 구속영장이 발부됐다.

 

 

맹훈재 서장 “반복범죄자에게 평택은 불리한 땅이라는 인식 만들겠다”

 

맹훈재 평택경찰서장은 간담회에서 “상습 주취폭력과 음주운전은 본질적으로 시민의 일상을 위협하는 범죄”라고 강조하며, “피해자는 신고해도 금방 풀려나 또 괴롭힘을 당할 거라는 불신을 갖게 되고, 이는 결국 경찰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진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그동안의 단편적 수사 관행이 상습범을 키웠다는 반성적 시각에서 출발한 것이 ‘주폭과의 전쟁’”이라며, “지금은 형사과뿐만 아니라 교통과, 수사과, 지구대 등 모든 부서가 함께 대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맹 서장은 끝으로 “소문이 나야 한다. 평택에선 주폭, 음주운전, 사기 치면 구속된다는 인식이 퍼져야 한다”며, “체포와 구속이 목적은 아니지만, 시민 피해를 막고 공권력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서라도 이런 수사는 계속돼야 한다”고 말했다.

 

평택경찰의 변화는 단순한 캠페인이 아니라 경찰 수사의 방향성을 바꾸는 중요한 전환점으로 평가된다. 이제 ‘술 탓’이 통하지 않는 평택, 반복범죄자들이 두려워하는 지역으로 거듭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