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전포고도 없었다. 전선도 없었다. 미사일 한 발이면 일국의 지도자가 제거되는 시대다.
3·1절에, 이란의 신정체제를 이끌던 최고지도자 알리 하메네이가 미국의 공격으로 폭사했다. 국제정치는 여전히 비정한 힘의 질서로 움직인다.
그런데 이재명 정부의 인식은 거꾸로 가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3·1절 기념사에서 ‘북한 체제 존중’을 앞세운 공존의 평화론을 강조했다. 국민의 생명을 적의 자비에 맡길 수는 없다. 대통령의 메시지는 분단국가 국민의 가슴을 서늘하게 한다.
대한민국은 지금도 총구를 맞댄 분단국가다. 북한은 핵잠수함 개발을 공언하고 핵과 미사일 능력을 고도화하며 여전히 우리를 ‘주적’으로 규정하고 있다. 그런데 우리만 빗장을 풀고 그들의 심기을 살피는 것이 과연 평화라고 부를 수 있는가.
역사는 단 한 번도 선의로 평화를 지켜준 적이 없다. 1938년 영국의 체임벌린총리는 히틀러의 선의를 믿고 종이 한 장을 흔들며 평화를 외쳤다. 그 유명한 ‘뮌헨 협정’이다.그러나 그 평화는 오래가지 않았다.
자유를 위해 피 흘린 3·1절이다. 북한 주민의 인권을 짓밟는 독재 체제를 존중하겠다는 메시지는 이재명 정부의 정체성을 되묻게 한다. 이런 낭만적인 유화책은 북한에는 오판을,우리 국민에게는 안보 불감증을 남길 뿐이다.
지킬 힘이 없는 주권은 언제든 미사일 한 방에 무너질 수 있다.
안보는 환상이 아니다. 현실이다. 적에 의존하는 평화는 도살장의 양이 칼날을 피하길 기도하는 것과 무엇이 다르겠는가.
힘의 질서로 움직이는 국제정치 속에서 대한민국이 선택해야 할 것은 공존의 기대가 아니라 국민의 생명과 국가의 주권을 지킬 냉철한 안보 현실주의다.
지금 이재명 정부의 안보 인식은 과연 이 냉혹한 현실을 제대로 보고 있는가.
우리가 믿어야 할 것은 적의 선의가 아니라 우리의 자강(自强)이다.
※ 본 기고문은 황선희 국민의힘 경기도당 대변인의 의견으로, 본지의 편집 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