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부동산뉴스 김교민 기자 | 세계 유일의 분단 휴전지 DMZ에서 전쟁과 혐오의 시대를 넘어서는 ‘문학적 연대’가 펼쳐진다. 경기도와 경기문화재단, 한국작가회의는 오는 3월 27일부터 29일까지 3일간 DMZ 캠프그리브스와 파주출판도시 일대에서 ‘DMZ 세계문학 페스타 2026(DMZ World Literature Festa, DWLF)’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조직위는 2월 26일 경기도서관 경기홀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행사 취지와 주요 프로그램을 공개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김동연 경기도지사(공동조직위원장), 도종환 시인(공동조직위원장), 현기영 소설가(평화기원 기념사)를 비롯해 유정주 경기문화재단 대표이사, 송경동 한국작가회의 사무총장, 전국동네책방네트워크 관계자, 공동집행위원장단 등이 참석했다.
◆ “적대의 공간을 평화의 공론장으로”… DMZ에서 ‘생명·평화·공존’ 논의
이번 페스타의 주제는 ‘침묵의 땅에서 생명의 언어로(Out of the Land of Silence with the Language of Life)’다. 조직위는 DMZ를 단지 분단의 현장으로만 두지 않고, 인간의 접근이 제한된 시간 속에서 생태 회복이 이뤄진 공간이라는 상징성 위에 ‘평화의 공론장’을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김동연 지사는 인사말에서 “DMZ라는 적대의 공간을 평화의 공간으로 다시 쓰고 싶다”며 “과거 비밀의 막사였던 캠프그리브스에서 세계 작가들과 한국 작가들이 평화의 언어를 나누는 모습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이어 “전쟁과 혐오의 시대를 넘어서는 경고와 연대의 메시지를 문학이 만들어낼 수 있도록 경기도가 뒷받침하겠다”고 강조했다.
도종환 시인은 전 세계 곳곳에서 이어지는 전쟁과 내전을 언급하며 “전쟁이 아니라 평화를, 죽음이 아니라 생명을, 폭력이 아니라 공존을 선택해야 한다”며 “DMZ에서의 만남을 출발점으로 세계 작가 네트워크를 형성해 매년 평화의 목소리를 내고자 한다”고 말했다.
현기영 소설가도 평화기원 기념사에서 “인류 역사에서 전쟁은 계속 앞서 있었고 평화는 뒤에 있었다”며 “작가들이 평화 성향의 언어를 더 크게, 더 멀리 전할 수 있도록 함께해야 한다”고 힘을 보탰다.
◆ 노벨문학상 알렉시예비치 초청… 황석영 기조강연, 정지아·정보라 대담도
페스타에는 해외 초청작가 9명과 국내 초청작가·조직위원회 등 약 150명이 참여할 예정이다. 해외 초청작가로는 2015년 노벨문학상 수상자 스베틀라나 알렉시예비치(벨라루스)를 비롯해 프리아 바실(독일·영국), 호시노 도모유키(일본), 아흘람 브사라트(팔레스타인), 마리아 로사 로호(아르헨티나), 제임스 정 트렌카(미국·한국), 이스마엘 베아(시에라리온), 사르게 라쿠에스타(필리핀), 주킬레 자마(남아공) 등이 소개됐다.
개막일인 3월 27일 DMZ 캠프그리브스에서 개막식과 함께 알렉시예비치가 참여하는 프로그램이 진행되며, 국내에서는 황석영 작가가 기조강연을 맡는다. 3월 28일에는 알렉시예비치와 정지아 작가의 대담이 예정돼 있고, 사회는 정보라 작가가 맡는다.

◆ 5개 의제 세션·북페어·DMZ 평화투어… ‘참여형 문학 축제’ 지향
행사는 기조강연과 공식행사 외에도, 세계가 직면한 균열을 다루는 5개 주제 세션으로 구성된다. 세션 의제는 ▲분단 ▲평화 ▲민주주의 ▲디아스포라 ▲마이너리티다. 조직위는 “서로 다른 역사와 언어를 가진 작가들이 같은 질문 앞에서 공존의 가능성을 모색하는 장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파주출판도시에서는 시민 참여형 프로그램도 확대한다. ‘평화 북페어: 북페어 사이에서’는 3월 28~29일(10:00~17:00) 파주출판단지 아시아정보문화센터 다목적홀에서 열리며, 55개 팀 참여와 4개 테마 구역(A~D존) 구성으로 진행된다. 지역 책방과 작가를 연결하는 ‘1동네책방 1동네작가’ 프로그램, ‘평화책 100선’ 기반 큐레이션 등도 포함된다.
마지막 날인 3월 29일에는 DMZ 평화투어(임진각·통일촌·오두산 전망대 등)와 함께 폐막식이 열린다. 폐막식에서는 초청작가 인사와 함께 대회 영상 상영, 대회 선언문 발표, 그리고 ‘생명·평화·공존 세계작가 네트워크’ 발족 선언이 추진된다.



◆ “북측 작가들에게도 문을 두드리겠다”… 남북 공동 개최 제안도
이날 질의응답에서는 페스타가 국제 분쟁 속에서 던질 메시지와 남북 공동 문화행사 가능성에 대한 질문이 나왔다. 김 지사는 “세계 작가들이 전쟁의 고통을 기억하고, 평화 메시지를 ‘생산’하는 것이 이번 행사의 큰 목적”이라며 “북측에도 참여를 계속 제안하고, 반응이 없더라도 꾸준히 두드리겠다”고 말했다.
조직위는 이번 행사를 계기로 DMZ를 세계문학 교류의 상징적 거점으로 발전시키고, 문학을 매개로 한 국제 연대 플랫폼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