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국민의힘 대선 경선 4강 컷오프, 오차범위 속 나경원 탈락은 정당했는가

– 오차범위 내 수치는 '통계적 동률'… 단순 순위 결정은 무의미, '불공정' 논란 자초

 

국민의힘 대선 경선이 본격화되며, 8강 후보 중 4명을 추리는 과정에서 불공정 논란이 불거졌다. 

 

국민의힘 경선관리위원회는 홍준표, 김문수, 한동훈, 안철수 후보를 토론 경선에 진출시켰지만, 5위로 탈락한 나경원 후보에 대한 반발이 당 안팎에서 이어지고 있다. 

 

여론조사를 기반으로 한 결정이었지만, 정작 구체적인 수치는 공개되지 않았고, 나 후보와 안 후보 간의 격차가 크지 않았다는 주장이 잇따르면서 공정성 시비가 커지고 있다.

 

이번 1차 컷오프는 100% 여론조사 방식으로 진행됐다. 

 

일반 국민을 대상으로 했으며, 당원 여론은 반영되지 않았다. 본선 경선에서 당원 투표가 50% 반영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당심을 완전히 배제한 이 절차는 그 자체로 논란의 여지를 안고 있었다. 나경원 후보가 탈락한 것이 여론조사만을 근거로 한 결정이라는 점에서, 당내 민주주의와 정당성 모두에 심각한 의문이 제기되는 것이다.

 

더 심각한 문제는 여론조사 수치를 공개하지 않은 채 순위만 발표했다는 점이다. ±3% 내외의 오차범위를 고려하면, 두 후보 간 차이가 그 범위 안에 있었을 경우 결과는 통계적으로 유의미하지 않으며, 단순 순위 결정으로 귀결할 수 없다. 

 

통계학적으로 오차범위 내의 수치는 ‘사실상 공동 순위’로 보는 것이 정석이다. 이는 단지 수치의 문제가 아니라, 정치적 정당성과 대표성의 문제다.

 

경선은 단순한 인기 순위 경쟁이 아니라, 정당의 비전과 가치를 대변할 후보를 선출하는 절차다. 

 

이처럼 통계적 불확실성을 무시한 채 특정 후보를 배제하는 결정은 ‘정치적 계산’으로 의심받기 쉽다. 오히려 오차범위 내 후보를 모두 토론 경선에 포함시키는 유연한 운영이 정당의 신뢰를 높이는 길이다.

 

국민의힘이 스스로 내세운 ‘공정’의 원칙을 지키려 한다면, 지금이라도 오차범위 내의 후보를 공동 순위로 처리하는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 

 

특히 나경원 후보의 경우, 안철수 후보와의 격차가 오차범위 내라면 토론 경선에 포함시키는 것이 최소한의 공정성 확보 조치다.

 

정당 내부 경선에서조차 통계 기준과 절차적 정당성을 존중하지 않는다면, 향후 대선 정국에서도 정당의 공신력은 흔들릴 수밖에 없다. 

 

국민의힘은 이번 사안을 경선 제도 혁신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 그것이야말로 당이 외치는 ‘공정’이 단지 구호에 그치지 않는다는 것을 증명하는 첫걸음이 될 것이다.

 

ㅣ 케이부동산뉴스 김교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