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사-후속] 수원축산농협 율전지점 123억 불법대출…“조합장 몰랐다는 해명, 조직 구조상 납득 어려워” / 김교민 기자](http://www.kkmnews.com/data/photos/20250731/art_17537719191919_b0b465.jpg?iqs=0.16063494361626107)
케이부동산뉴스 김교민 기자 | 수원축산농협 율전지점에서 벌어진 123억 원 규모의 상가 담보대출 사건이 단순한 직원 일탈을 넘어, 조합장의 관리·감독 부실과 본점 개입 의혹으로 확산되고 있다.
앞서 본지는 분양대행인 황모 씨가 가족 명의로 상가를 쪼개 분양받고 수원축협 율전지점을 통해 대출을 실행한 정황을 보도한 바 있다.
(관련기사: 케이부동산뉴스(25.07.02.)[탐사] 수원축산농협, 15건 123억 상가대출 ‘쪼개기’ 정황…“본점 몰랐다는 해명 설득력 떨어져”)
경찰에 따르면, 수원축협 율전지점에서 대출 담당으로 근무하던 A씨는 부동산 시행사 대표 황모 씨에게 총 14건, 123억여 원의 불법대출을 실행한 뒤, 대가로 39억 원 상당의 상가와 외제차를 수수한 혐의로 지난 4월 불구속 송치됐다.
더 큰 문제는 대출 담당자가 자신의 배우자 명의로 상가를 분양받고, 본인은 다른 지역 농협을 통해 대출을 실행하는 등 이른바 ‘셀프 대출’까지 저지른 사실이 드러나며 내부 윤리와 통제 시스템이 사실상 무너졌다는 점이다.
◆ “조합장 몰랐다고?”…본점 보고 없이는 불가능한 구조
수원축협 내부 규정에 따르면, 5억 원을 초과하는 대출은 조합장에게 반드시 보고해야 한다. 그러나 율전지점은 이 규정을 피해 각 건별 대출금액을 9억 9천만 원 이하로 쪼개 ‘전결’로 처리했다. 총 14건, 123억 원 규모의 대출이 본점 보고 없이 이뤄졌다는 사실에 대해 금융권 안팎에선 “조합장 묵인 없이는 불가능한 구조”라는 지적이 잇따른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농협은 대출 실행 전후로 전산감사와 여신감리 제도를 운영해 적정성을 재확인한다”며 “이 정도 규모면 단순한 실무자의 일탈로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더욱이 사건이 외부로 알려지기 직전인 지난 6월 30일, 해당 지점장이 명예퇴직 형식으로 조용히 물러난 정황도 확인됐다.
◆ “본점 지시에 따라 실행”…담당 직원의 고백
해당 대출이 부실화되며 감사가 시작되자, 대출 담당자 A씨는 지인에게 “이 건은 본점 지시에 따라 어쩔 수 없이 실행했다”고 털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황 씨가 120억 원을 요청했으나 본점은 어렵다고 했고, 지점 책임자가 ‘본점에서 방법을 만들었으니 우리가 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자신도 상가를 분양받은 점에 대해선 도덕적으로 책임을 느낀다”고 덧붙였다.
◆ “건당 1억 줬는데 왜 독촉하냐”…조합장 개입 의혹 폭발
대출금 상환을 요구받던 황 씨는 율전지점 직원에게 “내가 건당 조합장한테 1억 원씩 줬는데 왜 독촉하느냐”고 발언한 것으로 전해져, 조합장 유착 의혹에 불을 지폈다.
복수의 조합원들도 이 같은 의혹에 힘을 실었다. 조합원 A씨는 “축협에서 대출 담당 직원이 단독으로 처리할 수 있는 구조가 아니다”며 “지점장과 조합장이 고교 선후배 사이였고, 정황상 공동 개입이 의심된다”고 말했다.
A씨는 또 “대출 건당 1억 씩 총 14억 원을 받아 챙겼다는 직원 발언도 들었다”며 “정작 황 씨는 고소도 하지 않고 직원 한 사람만 희생시키며 사건을 덮으려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우리 축협은 이익도 많지 않은데 조합장은 조합원들과 해외여행을 다닌다. 1년의 절반은 해외에 있는 것 같다”며 조합장의 방만한 태도에 대한 불만도 드러냈다.
◆ 본점 “조합장 금융권한 없다…1억 수수설은 허위”
이에 대해 수원축협 본점 관계자는 “10억 원 이상 대출은 대출심사위원회 승인 대상이며, 그 이하는 지점장 전결로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대출심사위에는 금융사업본부장, 금융기획팀장, 상임이사 등이 참여하고 조합장은 포함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또한 “조합장은 금융 권한이 전혀 없고, 사건 발생 직후 단호한 대응을 요구했다”며 “1억 원씩 받았다는 이야기는 말도 안 되는 소리로, 조합장은 관련이 없다”고 일축했다.

◆ 의왕농협·타 농협도 연루 의혹…사건 전모 드러날까
한편, 수원축협뿐 아니라 의왕농협, 안산 등 복수의 2금융권 지점에서 총 480억 원 규모의 상가대출이 실행된 것으로 파악됐다.
그러나 일부 농협은 아직 사실관계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어, 조직적 공모 또는 통제 시스템 전반의 문제로 확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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