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KMNEWS 김교민 기자 | 경기도 제2회 추가경정예산안 처리가 지연되고 있는 가운데 경기도의회 국민의힘이 추미애 경기도지사에게 도의회의 예산 심의권을 존중하고 민생예산 복원 요구를 수용할 것을 촉구했다.
경기도의회 국민의힘 방성환 대표의원(성남5)은 30일 오후 2시 경기도의회 3층 브리핑룸에서 소속 의원들과 기자회견을 열고 “도의회가 심사한 민생예산 복원안을 받아들여야 한다”며 집행부의 입장 변화를 요구했다.
경기도가 지난 8월 제출한 올해 제2회 추경안은 총 42조2420억원 규모다. 도는 지방세 수입 3000억원 감소 등에 대응하기 위해 기존 사업비 5465억원을 감액하는 세출 구조조정을 실시하면서 본예산에 반영하지 못했던 민생사업 2464억원과 저출산·복지·의료 분야 863억원 등을 편성했다.
경기도는 당시 “민생과 안전만은 지켜야 한다”는 원칙에 따른 구조조정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도의회 심의 과정에서는 집행부가 감액한 사업 가운데 민생·복지와 계속사업, 미래투자 분야 등의 복원 필요성이 제기되면서 예결위와 집행부 사이의 협의가 이어지고 있다.
◆ 방성환 국민의힘 대표의원 “도의회 심의권 지켜내겠다… 민생예산 복원해야”
이날 방 대표의원은 경기도가 재정위기를 이유로 도민의 삶과 직결된 민생사업을 과도하게 삭감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생명·안전·돌봄 등 민생 분야를 비롯해 도로·하천 등 계속사업과 AI·반도체·R&D 등 미래투자 사업까지 영향을 받고 있다며 일률적인 감액이 아닌 사업의 시급성과 필요성을 따져 예산을 조정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특히 상임위원회와 예결위 심사를 거쳐 복원을 요구한 예산에 대해 집행부가 일부 사업만 수용하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며 도의회의 예산 심의권 존중 문제를 전면에 제기했다.
방 대표의원은 “도민의 대표기관인 도의회의 정당한 예산 심의권을 존중해야 한다”며 “도의회가 엄중히 심사한 민생예산 복원안을 즉각 받아들일 것을 요구한다”고 말했다.
이어 집행부가 이를 수용하지 않을 경우 “의회의 고유 권한인 예산 심의·의결권을 어떻게든 지켜내겠다”고 강조했다.
방 대표의원은 이번 추경을 여야 간 대립의 문제라기보다 도의회가 심사를 통해 조정한 민생예산을 집행부가 어느 범위까지 수용할 것인지의 문제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 “무조건 확장도 긴축도 아니다”… 세 가지 복원 기준 제시
방 대표의원은 질의응답에서 모든 삭감 예산을 원상 복구하자는 입장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그는 예산 복원의 세 가지 기준으로 ▲민생·돌봄·안전 분야 ▲지금 중단하면 오히려 손실이 커지는 계속사업 ▲AI 등 경기도의 미래를 위한 투자사업을 제시했다.
방 대표의원은 “무조건 예산을 확장하자거나 긴축하자는 것이 아니다”며 “도의회와 도민, 집행부가 함께 머리를 맞대고 공통분모를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필요성과 시급성, 효과성을 기준으로 늘릴 것은 늘리고 축소할 것은 축소해야 한다”며 “미래투자 사업도 최소한의 시드머니는 남겨놔야 사업 자체가 중단되거나 소멸되는 것을 막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현장에서는 경기도와 도의회, 도민이 공통으로 필요성을 인정할 수 있는 영역을 나타낸 벤다이어그램도 제시됐다. 방 대표의원은 이를 통해 세 주체가 공감할 수 있는 필수 예산을 선별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 윤충식 의원 “800억에서 500억으로 줄인 것 아냐”… 예결소위 “국힘 500억 요구, 소위 논의 내용 아냐”
민생예산 복원 규모를 둘러싸고 거론된 800억원과 500억원에 대해서도 설명이 나왔다.
예결위 위원인 윤충식 의원은 기자회견 직후 백브리핑에서 “800억원에서 500억원으로 줄어든 것은 아니다”라는 취지로 설명했다.
윤 의원에 따르면 수소차 관련 국비 매칭사업 약 340억원이 포함되면서 전체 규모가 800억원 안팎으로 거론됐으며, 자신은 민생예산 복원 규모를 500억원 정도까지 반영했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다만 윤 의원은 이후 추가 통화에서 500억원은 예결소위에서 확정하거나 의결한 금액이 아니며, 현재 최종 조정안이 결정된 상태도 아니라고 설명했다.
예결소위도 별도 공지를 통해 이를 명확히 했다.
전자영 예결소위 위원장은 “일부 보도되고 있는 예결소위 예산규모는 예결소위에서 확정된 내용이 아니며, 국민의힘에서 500억원을 요구했다는 내용은 예결소위에서 논의된 내용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어 “현재 예결소위는 집행부 예산안에 대해 신중하게 논의 중이며, 경기도민의 민생·복지예산 복원을 위해 꼼꼼하게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 방성환 대표의원 “재정 어려워도 선택과 집중… 세원 확보에도 나서야”
현장에서는 경기도의 재정 상황이 어려운 상황에서 예산 복원을 요구하는 것이 결국 재정부담을 키우는 것 아니냐는 질문도 나왔다.
방 대표의원은 재정위기 자체를 부정하는 것이 아니라 재정이 어려울수록 우선순위를 명확히 해야 한다는 취지로 답했다.
그는 민생·돌봄·안전과 계속사업, 미래투자 등을 기준으로 필요한 사업은 유지하고 상대적으로 시급성이 낮은 사업은 조정하는 방식으로 재정을 운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방소비세율 조정이나 법인세 일부의 지방세 전환 등 세원 확충 방안에 대해서도 추 지사가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방 대표의원은 세입 확보와 세수 추계 개선을 위한 구체적인 청사진을 제시하고 도의회와 함께 중앙정부와 국회를 상대로 제도 개선에 나서야 한다는 취지로 말했다.
경기도 역시 취득세 등 일부 세원에 대한 높은 의존도를 재정구조의 문제로 보고 세입구조 개선 필요성을 제기하고 있다.
◆ 추미애 도지사, 전날엔 “지방의회 발전에 앞장서 왔다”… 하루 뒤 방성환 대표 ‘예산 심의권 존중’ 요구
방성환 대표의원이 이날 강조한 ‘도의회 예산 심의권’은 불과 하루 전 같은 경기도의회에서 추미애 경기도지사가 강조한 지방의회 독립성과 권한 강화 발언과도 맞물린다.
추 지사는 29일 경기도의회에서 열린 대한민국시도의회의장협의회 ‘2026년 제6차 임시회’ 축사에서 지방자치와 지방의회 발전을 위해 앞장서 왔다는 자신의 정치적 이력을 언급하며 지방의회의 독립성 강화 필요성에 공감을 나타냈다.
특히 도정을 직접 맡아보니 지방재정의 빈약한 구조를 실감하고 있다는 취지로 말한 뒤 지방재정 확충과 지방의회 독립성 강화에 “100% 함께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협의회는 ‘지방의회법 조속 제정 촉구안’을 제20대 전반기 제1호 안건으로 채택했다. 지방의회의 조직·예산·감사 등 핵심 권한을 강화해 집행기관에 대한 견제와 감시 기능을 실질적으로 보장하자는 취지다.
그러나 하루 뒤 국민의힘은 추 지사와 집행부가 도의회 예결위에서 심사·조정한 민생예산 복원 요구를 충분히 수용하지 않고 있다며 “도의회의 예산 심의권을 존중하라”고 공개적으로 요구했다.
방 대표의원은 의회의 고유 권한인 예산 심의·의결권을 강조하며 집행부가 예결위의 심사 결과를 존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날 지방의회법 논의에서 다뤄진 지방의회의 독립적 예산권과 이번 추경 심사에서 불거진 집행부의 증액 동의 문제는 법적·제도적으로 동일한 사안은 아니다.
다만 지방의회 독립성과 권한 강화에 뜻을 같이하겠다고 밝힌 바로 다음 날 실제 추경 심사에서는 예결위가 조정한 민생예산을 집행부가 어디까지 수용할 것인지를 놓고 야당 대표가 ‘예산 심의권 존중’을 요구하는 상황이 이어졌다.
◆ “2027년 본예산까지 대응”… 집행부 동의가 추경 처리 막판 변수
도의회 국민의힘은 이번 2차 추경에 이어 2027년도 본예산 심사 과정에서도 민생예산 문제에 대한 대응을 이어가겠다는 방침이다.
방 대표의원은 “금번 2차 추경과 2027년 본예산 전 과정에서 경기도의 일방적인 민생 난도질로 고통받는 농민·복지·여성단체 등 도민과 함께 강력한 투쟁에 돌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최소한의 민생예산 적극 반영하라”, “도민의 목소리를 반영하라”고 촉구했다.
경기도는 이번 추경안을 제출하면서 심의 과정에서 도의회와 긴밀히 협의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제2회 추경안 처리가 막바지에 접어든 가운데 도의회 예결위가 조정한 민생예산에 대한 집행부의 증액 동의 여부와 최종 복원 규모가 추경 처리의 핵심 쟁점으로 남았다.
추미애 지사는 6선 국회의원과 더불어민주당 대표 등을 지내며 오랜 기간 입법부에서 활동해 왔다.
이제 경기도 집행기관의 수장으로 도의회를 마주하고 있는 만큼, 전날 강조한 지방의회 발전과 독립성 강화의 취지가 이번 추경 협의 과정에서 도의회의 예산 심의권을 존중하고 조율하는 방식으로 어떻게 이어질지도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