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경기도 재정은 ‘비상’인데 의회는 ‘권한 확대?’… 경기도의회 남종섭 의장, 책임부터 답해야

- 4선·제11대 민주당 대표의원… 재정위기 책임에서 자유로운가
- 2023년 “긴축 아닌 선순환 예산”·“공공부터 적극적 재정 투입” 주장
- 지역구 예산 확보는 ‘도의원 성과’… 곳간 어려워지면 집행부 책임인가
- 3·9일 잇따라 국회서 지방의회법 촉구… “권한보다 책임이 먼저”

 

경기도가 ‘재정 비상’을 선언했다.

 

추미애 경기도지사는 누적된 재정부담과 세입 여건 악화 등을 이유로 세출 구조조정과 감액추경에 나섰다. 도민 생활과 시·군 지원에도 그 여파가 미치고 있다.

 

추 지사는 재정 상황을 설명하며 경기도의회와 도의원 역시 지금의 상황에 책임이 없지 않다는 취지의 발언도 했다.

 

도의회가 가볍게 넘길 말은 아니다.

 

경기도 예산은 집행부가 편성하지만 도의회의 심의·의결을 거쳐 확정된다. 수십조 원의 예산을 심사하고 집행부의 재정운용을 감시하는 것이 도의회의 권한이자 책임이다.

 

특히 남종섭 경기도의회 의장은 이 질문에서 자유롭기 어렵다.

 

남 의장은 용인을 지역구로 둔 4선 도의원으로 제11대 경기도의회 전반기 더불어민주당 대표의원을 맡아 의회 운영과 정책·예산 협상의 중심에 있었다.

 

본지가 2023년 11월 29일 보도한 당시 예산정국 기사에서 남 대표는 2024년도 본예산 심사를 앞두고 “지금은 긴축이 아닌 선순환 예산이 필요하다”며 ‘마중물 예산’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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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축 예산은 혹독한 겨울을 버티고 있는 도민의 외투를 벗어버리는 우를 범하는 꼴”이라며 “공공에서부터 적극적으로 재정을 투입”해야 한다고도 했다.

 

당시 경제위기에 대응해 적극적인 재정정책을 주장한 것 자체를 문제 삼는 것이 아니다. 그러나 정책을 주장했다면 그 결과에 대해서도 설명할 책임이 있다.

 

제11대 도의원들은 특별조정교부금과 도비를 지역구에 확보할 때마다 이를 주요 의정성과로 알렸다. 남 의장 역시 용인 지역 현안에 도비와 특별조정교부금을 확보한 사실을 의정성과로 알려왔다.

 

지역구 예산 확보는 도의원의 역할이다. 문제는 책임의 일관성이다.

 

◆ 지역구 예산을 가져올 때는 도의원의 성과이고, 경기도 곳간이 어려워지면 도지사의 책임인가

 

급기야 신상진 성남시장은 최근 경기도의 재정난과 시·군 부담 문제를 거론하며 ‘경기도 무용론’까지 꺼냈다. 주장에 대한 찬반을 떠나 현직 기초단체장이 광역자치단체의 존재 이유를 공개적으로 묻는 상황까지 왔다는 점은 경기도와 도의회 모두 무겁게 받아들여야 한다.

 

그런데 남 의장이 최근 가장 적극적으로 추진하는 과제 가운데 하나는 ‘지방의회법’이다.

 

남 의장은 대한민국시도의회의장협의회장으로 지난 3일에 이어 9일에도 국회를 찾아 지방의회법 연내 제정을 촉구했다. 지방의회의 조직과 예산 등 독립성과 자율성을 강화하자는 요구다.

 

지방의회법의 필요성 자체를 부정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지금은 묻지 않을 수 없다.

 

◆ 지방의회법이 없어서 경기도 재정이 이 지경에 이르렀는가

 

경기도의회에는 이미 수십조 원의 예산을 심의·의결하고 집행부를 감사·견제하는 권한이 있다. 더 많은 권한을 요구하기 전에 그 권한을 지난 4년간 제대로 행사했는지부터 검증받는 것이 순서다.

 

제11대 의회가 어떤 예산을 통과시켰고 지방채와 기금, 대규모 사업을 얼마나 엄격하게 심사했는지, 지역구 예산 확보와 경기도 전체 재정건전성 사이에서 어떤 역할을 했는지부터 돌아봐야 한다.

 

당시 민주당 대표의원으로 예산·정책 협상의 중심에 있었던 남 의장도 예외가 아니다.

 

특히 제11대 의회에 이어 현재도 의정활동을 하고 있는 재선 이상 경기도의원들은 지금이라도 세비 반납을 포함해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세비 몇 달로 경기도 재정난을 해결하자는 이야기가 아니다. 도민에게 허리띠를 졸라매라고 하기 전에 지난 의회에서 예산을 심의·의결했던 의원들이 먼저 어떤 책임을 질 것인지 묻는 것이다.

 

그런 책임과 성찰 없이 조직과 예산 등 더 많은 권한부터 요구한다면 도민의 공감을 얻기 어렵다.

 

남종섭 의장은 4선이다.

 

2023년에는 “긴축이 아닌 선순환 예산”과 적극적인 재정 투입을 주장했다. 3년 뒤 경기도는 재정 비상을 선언했다.

 

 

이제는 그 사이 경기도의회가 무엇을 했는지 구체적으로 확인할 필요가 있다.

 

제11대 도의원들이 자신의 의정성과로 내세운 지역구 사업은 무엇이었고, 각각 얼마의 도비와 특별조정교부금을 확보했는지 분명하게 따져봐야 한다. 그 사업들이 당시 경기도의 재정여건에서도 반드시 예산을 투입해야 할 만큼 시급하고 필요했는지, 투입된 비용에 걸맞은 효과를 냈는지도 확인해야 한다.

 

도민들도 자신이 사는 지역의 도의원이 지난 4년간 어떤 사업에 얼마의 경기도 예산을 확보했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지역구 예산 확보’라는 이름으로 홍보됐던 사업 하나하나의 비용과 필요성, 시급성을 다시 따져볼 때다.

 

지역구 예산 확보를 자신의 의정성과로 내세웠다면 그 예산에 대한 책임 역시 도의원의 몫이다.

 

남 의장 자신은 어떤 책임이 있다고 생각하는가.

 

더 큰 권한을 요구하기 전에 지금까지 가진 권한을 어떻게 행사했는지부터 도민에게 설명해야 한다.

 

권한보다 책임이 먼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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