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행정이 필요한 곳을 보는 눈… 이재준 수원특례시장의 ‘퍼블릭 서비스 마인드’

- ‘빌라가꿈관리소’에서 발견한 생활행정의 가치… 시민이 필요하지만 스스로 해결하기 어려운 곳에 행정이 닿아야

 

이재준 수원특례시장이 자신의 페이스북에 ‘빌라가꿈관리소’ 현장을 소개한 글을 올린 지 채 몇 시간이 지나지 않았을 때였다. 글과 사진을 보는 순간 본지는 ‘바로 이런 것이 퍼블릭 서비스 마인드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평소 구도심의 빌라와 다세대·연립주택 밀집지역을 다니다 보면 마음에 걸리는 풍경이 있었다. 각 세대 내부는 주민들이 관리하지만 건물 주변과 공용공간, 골목으로 나오면 관리의 손길이 제대로 미치지 못하는 곳들이 적지 않았다.

 

주민들이 관심이 없어서가 아니다. 깨끗하고 안전하게 관리하고 싶어도 몇 세대 되지 않는 작은 빌라에서 별도의 관리인력을 두거나 전문업체에 청소와 시설관리를 맡기려면 세대별 부담이 커진다. 비용을 내서라도 제대로 관리하고 싶어도 주민 모두의 동의를 얻고 지속적인 관리체계를 운영하기란 쉽지 않다.

 

대규모 아파트에서는 당연하게 여겨지는 관리사무소와 관리인력, 공용공간 청소와 안전관리가 작은 빌라에서는 당연한 일상이 되지 못하는 현실이다.

 

그런 모습을 보면서도 해결 방법은 쉽지 않다고 생각해왔다. 그런데 이재준 시장이 소개한 빌라가꿈관리소는 바로 그 ‘관리의 빈자리’에 행정이 들어가는 정책이었다.

 

여러 소규모 공동주택을 하나의 권역으로 묶어 관리소장을 배치하고, 현장을 순회하며 청소와 안전, 공용시설 등을 살핀다. 주민이 직접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는 수원시 관련 부서와 연결한다.

 

‘바로 이거다’라는 생각이 든 이유다. 본지는 곧바로 [행정포커스]를 통해 ‘빌라가꿈관리소’의 정책적 의미와 지방정부 주거관리 모델로서의 가능성을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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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들이 일상에서 필요성을 느끼면서도 개별적으로 해결하기 어려웠던 문제를 찾아 행정이 가진 인력과 조직을 연결하는 방식이 눈에 들어왔다. 본지가 말하는 ‘퍼블릭 서비스 마인드’는 여기서 출발한다.

 

행정가에게 필요한 것은 정책을 만들고 조직을 이끄는 능력만이 아니다. 시민의 삶을 들여다보고 어디에 행정이 더 필요한지를 알아보는 눈, 그리고 한정된 공공의 자원을 그 필요와 연결하는 판단이 필요하다.

 

민간의 영역에서는 경영적 효율성이 중요한 판단 기준이 된다. 행정 역시 시민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만큼 효율적이어야 한다. 그러나 행정을 효율성이라는 하나의 잣대로만 바라볼 수는 없다.

 

같은 도시에서 살아가지만 주거 형태와 규모에 따라 누릴 수 있는 관리서비스에는 차이가 생긴다. 바로 이런 곳에 행정이 닿아야 한다.

 

2025년 권선구 탑동에서 시작한 빌라가꿈관리소는 민선 9기 들어 4개 구역 483개 단지, 4428세대로 확대됐다. 개별 빌라마다 관리인력을 두는 대신 여러 소규모 공동주택을 하나의 권역으로 묶었다. 행정의 역할을 확대하면서도 한정된 인력과 예산의 효율성을 함께 고려한 방식이다.

 

본지가 말하는 ‘퍼블릭 서비스 마인드’는 행정학에서 논의되는 ‘공직 에토스(Public Service Ethos)’와도 맥이 닿아 있다. 중요한 것은 용어가 아니라 행정가의 시선이다. 시민들이 무엇을 필요로 하는지, 무엇을 필요로 하면서도 스스로 해결하기 어려운지를 살피고 한정된 공공의 자원을 필요한 곳에 연결할 수 있어야 한다.

 

 

이재준 시장은 도시설계와 도시계획 분야에서 오랫동안 전문성을 쌓아온 행정가다. 국내외 도시계획과 신도시 설계 분야에서 경험을 쌓아온 전문가가 이제 관리사무소 하나 두기 어려운 구도심 빌라 골목의 관리 공백까지 바라보고 있다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빌라관리사무소를 처음 시작한 곳은 수원이 아니다. 서울 강북구가 2023년 전국 최초로 문을 열었다. 하지만 좋은 정책이라면 시민에게 필요한지를 살피고 지역 현실에 맞게 받아들여 보완하고 발전시키는 것 역시 행정가에게 필요한 판단력이다.

 

수원시의 빌라가꿈관리소는 현장관리에 행정부서와의 연결을 더하고 주민 참여와 자율관리로 범위를 넓혀가고 있다. ‘빌라가꿈 한뼘정원’과 ‘빌라가꿈 클린데이’ 등을 통해 주민이 주거환경 관리에 직접 참여할 수 있는 방향도 제시했다.

 

여기에 본지는 한 가지를 더 제안하고자 한다.

 

빌라가꿈관리소와 지역 공인중개사사무소, 주민자치회를 유기적으로 연계하는 방안이다. 관리소가 주거환경을 살피는 생활현장의 접점이라면 공인중개사사무소는 주민을 가까이 만나는 주거정보의 접점이고, 주민자치회는 주민과 행정을 잇는 지역 네트워크다.

 

수원시의 주택·복지 등 대시민 행정서비스를 이들과 연계한다면 활용 범위는 더욱 넓어질 수 있다. 청년 주거 패키지 지원을 비롯한 각종 시정정보와 주민자치회 프로그램 등을 보다 가까운 곳에서 안내할 수 있다. 특히 1인 가구나 돌봄이 필요한 주민을 발견했을 때 동 행정복지센터와 복지서비스로 연결하는 지역 생활안전망 역할도 기대할 수 있다.

 

새로운 책임을 지우자는 의미가 아니다. 이미 지역에 존재하는 전문성과 주민 네트워크, 행정서비스를 연결해 시민이 필요한 정보와 서비스를 필요한 때에 접할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다. 그렇게 된다면 빌라가꿈관리소는 청소와 시설관리를 넘어 주거환경과 주거안전, 주민공동체와 복지·행정서비스를 잇는 ‘지역 생활행정 거점’으로 발전할 수 있을 것이다.

 

수원시가 2035년까지 30개소 확대를 목표로 하는 만큼 안정적인 인력과 예산을 확보하고 공공과 주민의 역할도 분명하게 정립해야 한다. 중요한 것은 30개소라는 숫자보다 각각의 관리소가 시민의 삶에 어떤 변화를 만들어내느냐다.

 

노후 다세대·연립주택과 저층 주거지역의 관리 공백은 전국의 많은 구도심이 함께 안고 있는 과제다. 강북구가 전국 최초로 빌라 공공관리의 문을 열었다면, 수원이 지역 현실에 맞게 행정서비스와 주민 참여, 주거안전까지 연결하는 운영모델을 만들어 다른 지방정부가 참고할 수 있는 생활밀착형 주거관리 정책으로 발전시키길 기대한다.

 

민간의 경영이 효율성을 중시한다면 공공의 행정은 효율성을 지키면서도 그 너머에 있는 시민의 삶까지 볼 수 있어야 한다.

 

이재준 시장이 올린 빌라가꿈관리소의 글과 사진을 보며 본지가 ‘바로 이거다’라고 느꼈던 이유도 결국 하나였다.

 

시민들이 무엇을 필요로 하는지, 어디에 행정의 손길이 미치지 못하고 있는지를 먼저 알아보고 주민 스스로 해결하기 어려운 곳에 행정이 닿도록 하는 것. 본지가 말하는 행정가의 ‘퍼블릭 서비스 마인드’다.

 

시민들은 생활 속에서 행정의 변화를 보고 느낀다. 자신의 일상을 세심하게 살피는 행정의 가치도 알고 있다.

 

시민의 삶을 먼저 살피는 행정과 그런 시선을 가진 행정가가 있는 도시. 민선 9기 수원이 만들어갈 더 나은 변화에 기대를 갖게 되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