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KMNEWS 김교민 기자 | 경기도(도지사 추미애)가 재정위기의 근본적인 해법으로 지방세제 개편을 꺼내 들었다.
지난달 31일 경기도가 발표한 ‘재정위기 극복 전략 TF’ 활동 결과의 큰 축 가운데 하나다. 경기도는 2027년도 예산을 원점에서 재검토하는 강도 높은 세출 구조조정과 민선 9기 임기 동안 1조원 이상의 자체 세입 추가 확보에 더해 지방소비세 확대 등을 포함한 세제개편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주형철 경기도 경제부지사는 이날 재정위기 극복 전략을 발표하면서 근본적인 해결책으로 세제개편을 통한 재정구조 개선을 제시했다.
(관련기사: 경기도, 재정위기 ‘처방전’ 내놨지만… 자체 세입확충보다 세출 구조조정·세제개편에 무게 (26.8.31.) 케이부동산뉴스)
부동산 경기에 따라 크게 출렁이는 취득세 중심의 세입구조를 보완하기 위해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소비 기반 세원을 늘리고,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간 재원 배분구조도 바꾸겠다는 것이다.
경기도가 제시한 방안에는 지방소비세율을 현행 25.3%에서 40%로 높이는 방안과 담배소비세와 연계된 지방교육세 일부를 소방·안전 재원으로 전환하는 방안, 법인세 일부를 광역지방정부에 배분하는 방안 등이 포함됐다.
세제개편의 필요성 자체를 부정하기는 어렵다.
부동산시장 상황에 따라 크게 움직이는 취득세보다 안정적인 세원을 확보할 필요가 있고,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간 사무와 재원의 불균형 역시 오랫동안 지방재정의 과제로 지적돼 왔다.
그러나 경기도가 현재의 재정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근본적인 처방으로 세제개편을 제시했다면 그보다 먼저 확인해야 할 문제가 있다.
경기도의 기존 핵심 세원인 취득세는 왜 무너졌을까.
취득세라는 세목 자체가 문제였던 것인지, 아니면 취득세를 만들어내는 부동산 거래가 급격하게 줄어든 것이 문제였는지를 먼저 구분해야 한다.
숫자를 따라가 보면 경기도 재정위기를 이해하는 첫 번째 단서는 ‘세제’보다 오히려 ‘거래’에서 발견된다.
◆ 10조9,302억원 취득세, 2년 만에 3조1,700억원 감소
확보한 경기도 취득세 집계자료를 보면 경기도 취득세 수입의 변화는 뚜렷하다.
2018년 7조4,525억원이던 취득세 수입은 2019년 7조3,295억원으로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다 2020년 9조52억원으로 크게 증가했다.
2021년에는 10조9,302억원까지 늘어나며 정점을 찍었다.
그러나 이후 상황은 급변했다.
2022년에는 8조7,556억원으로 1년 만에 2조1,746억원 줄었고, 2023년에는 다시 7조7,602억원으로 내려앉았다.
2021년과 비교하면 불과 2년 사이 3조1,700억원, 약 29%가 감소한 것이다.
이후에도 이전 수준을 회복하지 못했다.
2024년 7조7,655억원에 이어 2025년에도 7조8,473억원에 머물렀다.
2021년 정점과 비교하면 2025년에도 2조829억원, 약 19% 적은 수준이다.
취득세는 경기도 지방세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핵심 세원이다. 수조원 규모의 취득세 감소는 경기도 전체 세입에도 상당한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문제는 취득세라는 세목의 이름보다 그 세금을 만들어내는 경제활동에 무슨 일이 벌어졌느냐는 데 있다.
◆ 경기도가 직접 분석한 과세자료… 공동주택 거래 58.6% 급감
그 단서는 경기도가 과거 직접 발표한 자료에서 확인된다.
경기도가 ‘취득신고된 과세자료’를 기준으로 분석해 2023년 2월 발표한 ‘2022년 연간 부동산 거래동향’에 따르면 2021년 43만5,426건이던 도내 전체 부동산 거래량은 2022년 23만2,729건으로 줄었다.
1년 만에 20만2,697건, 46.6%가 감소한 것이다.
특히 공동주택 거래 감소가 두드러졌다.
2021년 20만3,820건이던 공동주택 거래는 2022년 8만4,433건으로 58.6% 급감했다.
개별주택은 1만5,735건에서 8,554건으로 45.6%, 토지는 19만7,031건에서 12만7,604건으로 35.2%, 오피스텔은 1만8,840건에서 1만2,138건으로 35.6% 감소했다.
경기도 역시 당시 공동주택 거래 급감이 전체 부동산 거래량 감소에 큰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무엇보다 이 수치는 국토교통부 실거래자료 등을 임의로 재가공한 통계가 아니라 경기도가 취득신고 과세자료를 기준으로 직접 분석한 수치라는 점에서 이번 취득세 분석과의 연관성이 높다.
거래시장의 이상신호가 2022년에 갑자기 시작된 것도 아니다.
경기도가 2022년 초 발표한 전년도 거래동향을 보면 2021년 전체 부동산 거래량은 이미 전년보다 12.8% 감소했고 공동주택 거래는 32.6% 줄었다. 당시 경기도는 2021년 하반기 들어 공동주택을 중심으로 거래량이 급격한 하락세로 전환했다고 분석했다.
그리고 그 다음 해 거래절벽은 더욱 심화됐다.
2021년 10조9,302억원이던 취득세가 2022년 8조7,556억원으로 2조원 넘게 감소한 시기와 맞물린다.
물론 거래량과 취득세 수입이 정확히 같은 비율로 움직이는 것은 아니다.
취득가격에 따라 세액이 달라지고 주택과 토지, 상업용 부동산 등 취득 대상에 따라서도 과세표준과 적용세율이 다르다. 거래되는 부동산의 가격대와 종류, 감면 여부 등도 실제 세수에 영향을 준다.
따라서 거래 감소만으로 취득세 감소분 전체를 설명할 수는 없다.
그러나 취득이라는 경제행위를 대상으로 하는 세금의 특성을 고려하면 대규모 거래 감소와 취득세 급감의 연관성을 빼놓고 현재의 재정위기를 설명하기도 어렵다.
◆ ‘세제개편’이 근본 해법?… 거래절벽 원인 진단은 충분했나
여기에서 경기도가 이번에 내놓은 재정위기 진단을 다시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경기도는 지방소비세율을 현행 25.3%에서 40%까지 높여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소비 기반 세원을 확대하겠다는 방안을 내놨다.
경기도가 제시한 추계대로라면 지방소비세 확대를 통해 연간 1조원대의 추가 세입 확보를 기대할 수 있다.
이와 함께 법인세 일부를 광역지방정부에 배분하고 지방교육세 일부를 소방·안전 재원으로 전환하는 등 국가와 지방 간 재원 배분구조 자체를 손보겠다는 구상이다.
지방재정분권이라는 측면에서는 충분히 검토할 가치가 있는 주장이다.
하지만 과거 숫자를 거꾸로 따라가 보면 또 다른 질문이 나온다.
취득세가 본질적으로 문제가 있는 세원이었다면 부동산 거래가 활발했던 시기에는 오히려 경기도 재정을 크게 떠받쳤다.
2019년 7조3,295억원이던 취득세는 2020년 9조52억원, 2021년 10조9,302억원으로 2년 사이 3조6천억원가량 증가했다.
같은 취득세가 불과 몇 년 전에는 경기도 곳간을 채웠지만 부동산 거래가 급감하자 세입도 함께 줄었다.
달라진 것은 세목 자체만이 아니라 부동산시장의 거래환경이다.
따라서 ‘취득세가 부동산 경기에 민감한 세원’이라는 진단과 함께 그 취득세를 만들어내던 부동산 거래가 왜 급격하게 줄었는지에 대한 원인 분석도 필요하다.
세제개편으로 새로운 재원을 확보하는 것과 기존 핵심 세원을 회복시키는 것은 서로 다른 문제이기 때문이다.
◆ 신규아파트 입주도 변수… 신규 취득에 기존주택 거래까지
취득세와 부동산 거래의 관계를 살펴볼 때 신규아파트 입주물량도 함께 볼 필요가 있다.
신규아파트는 준공과 소유권 취득 과정에서 직접적인 취득세 세원을 만들어낸다.
하지만 대규모 신규 입주의 영향이 신규주택 한 채의 취득으로만 끝나는 것은 아니다.
기존 주택을 보유한 사람이 새 아파트로 입주하기 위해 살던 주택을 매도하면 새로운 매수자의 취득이 발생할 수 있다.
그 매수자 역시 기존 주택을 처분하고 이동한다면 또 다른 거래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신규아파트 입주를 출발점으로 기존주택 매도와 갈아타기가 이어지면서 지역 부동산시장의 거래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수천 세대 규모의 택지개발지구나 재개발·재건축 단지가 한꺼번에 입주할 경우 신규주택뿐 아니라 주변 기존주택 매매시장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
다만 신규 입주가 기존주택 거래를 실제로 얼마나 증가시키고 취득세 수입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치는지는 장기간의 입주·거래·세수 자료를 동일한 기준으로 비교해 별도로 검증해야 한다.
◆ 입주물량 전년 대비 2만5천 세대가량 감소… 2027년 다시 8만 세대 넘어
향후 경기도 입주물량의 흐름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확보한 입주예정 자료를 기준으로 경기도 아파트 입주물량은 2025년 7만9,499세대에서 2026년 5만5,784세대로 감소한다. 1년 사이 2만3,715세대, 29.8% 줄어드는 규모다.
그러나 감소세가 계속되는 것은 아니다. 2027년에는 다시 8만283세대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2026년보다 2만4,499세대, 43.9% 늘어나는 규모다.
따라서 2026년 입주물량 감소만을 근거로 향후 취득세 기반이 계속 악화될 것이라고 단정해서는 안 된다.
오히려 주목할 부분은 2026년 감소 이후 2027년 신규 입주가 다시 8만 세대를 넘어설 경우 실제 부동산 거래와 취득세 수입이 어떤 움직임을 보이느냐다.
신규 입주 증가가 기존주택 매도와 갈아타기 등 추가 거래로 연결되고 주택시장까지 회복된다면 취득세 수입에는 긍정적인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
반대로 입주물량이 증가하더라도 금리와 대출규제, 주택가격 전망 등의 영향으로 기존주택 거래가 살아나지 않는다면 효과는 제한적일 수 있다.
특히 경기도는 이번 TF 활동 결과를 발표하면서 세입 전망과 지출 규모를 고려할 때 2027년 통합재정수지 적자 폭이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했다.
그렇다면 2027년 입주물량 증가와 향후 부동산 거래 회복 가능성을 경기도의 세입 전망에 어느 정도 반영했는지도 앞으로 살펴볼 필요가 있다.
입주예정 물량은 사업 일정과 집계시점 등에 따라 변동될 수 있는 만큼 실제 입주실적과의 차이 역시 감안해야 한다.
◆ 세제개편으로 ‘더 받을 것인가’… 기존 세원 회복은 어떻게
경기도가 이번에 제시한 세제개편 방안 상당수는 국가와 지방정부 사이의 재원 배분구조를 바꾸는 방식이다.
지방소비세율을 높이면 현재 국세인 부가가치세 가운데 지방에 배분되는 몫이 커진다.
법인세 일부를 광역지방정부에 배분하는 방안 역시 현재의 세수 배분구조를 조정하는 성격이다.
경기도 입장에서는 국가사무가 지방으로 넘어오면서 이에 필요한 재원이 충분히 따라오지 않았다는 문제를 제기할 수 있다. 재정분권을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 역시 지방재정 차원에서 검토할 필요가 있다.
그러나 현실적인 문제도 있다.
경기도가 내놓은 주요 세제개편안 상당수는 도가 독자적으로 시행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
관련 법률 개정과 중앙정부 협의가 필요하고 다른 지방정부 및 교육재정과의 이해관계 조정도 뒤따를 수밖에 없다.
경기도 역시 31개 시·군과 전국시도지사협의회 등과 공동 대응하고 국회·중앙정부를 상대로 제도개선을 추진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그런 만큼 세제개편을 재정위기의 근본적인 처방으로 제시하는 것과 별개로 경기도가 스스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기존 세입 기반을 어떻게 회복할 것인지에 대한 대책도 함께 살펴야 한다.
이번 대책에서 경기도가 직접 추진하겠다고 밝힌 자체 세입확충 방안은 체납징수 강화와 임대용 자동차 등록유치, 공기업 배당 확대 등이 중심이다.
반면 취득세가 2021년 정점보다 여전히 2조원 이상 줄어든 상황에서 부동산 거래와 기존 세원을 어떻게 회복할 것인지에 대한 구체적인 처방은 상대적으로 두드러지지 않는다.
◆ 세제개편보다 먼저 답해야 할 질문… “거래는 왜 무너졌나”
경기도의 부동산 거래는 왜 무너졌을까.
중앙정부의 부동산 정책부터 살펴볼 필요가 있다. 이재명 정부 들어 토지거래허가구역 확대와 대출 총량관리 등 규제 중심의 정책이 이어지면서 부동산 거래를 위축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한 것은 아닌지, 경기도가 재정위기의 원인을 진단하면서 이러한 정책적 영향은 충분히 들여다보고 있는지도 따져볼 대목이다.
주택 인허가와 착공, 공급과 입주물량 변화가 거래시장에 미친 영향도 확인할 필요가 있다.
선거라는 변수도 있다. 대선의 경우 정권교체와 향후 부동산정책, 집값 변화에 대한 시장의 기대가 선거 전 매매시점을 앞당기거나 늦추는 데 영향을 미쳤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지방선거를 앞두고는 주소지 변경에 대한 부담과 향후 지역정책을 지켜보려는 관망심리가 맞물리면서 이사와 매매시기를 늦추는 현상이 나타나는지도 확인해 볼 대목이다.
다만 이러한 ‘선거 효과’가 실제 경기도 부동산 거래량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쳤는지는 추정이 아니라 역대 대선과 지방선거 전후의 장기간 월별 거래자료를 통해 검증해야 한다.
무엇보다 중앙정부가 결정하는 금융·대출·세제정책이라는 외부 변수와 별개로 경기도가 스스로 영향을 미칠 수 있었던 주택공급과 도시개발, 재개발·재건축 등 정비사업 정책은 제대로 작동했는지도 따져봐야 한다.
경기도 재정위기의 해법을 찾는 출발점은 세금을 어디에서 더 가져올 것인가에만 있지 않을 수 있다.
기존 핵심 세원인 취득세가 왜 무너졌는지, 그 배경에 부동산 거래절벽이 있었다면 거래는 왜 멈췄는지부터 정확하게 진단해야 한다.
세제개편을 통해 새로운 재원을 확보하는 것도 필요하다. 그러나 수년이 걸릴 수 있는 제도개편에 앞서 더 시급한 것은 이미 무너진 기존 세입 기반을 어떻게 회복할 것인가다.
취득세가 줄어든 배경에 부동산 거래절벽이 자리하고 있다면, 경기도가 먼저 답해야 할 것은 세금을 어디에서 더 가져올 것인가만이 아니다. 멈춰선 부동산 거래를 어떻게 정상화하고 기존 세원을 다시 회복시킬 것인가에 대한 해법도 함께 내놓아야 한다.
결국 세제개편보다 먼저 던져야 할 질문은 하나다.
‘경기도 부동산 거래는 왜 멈췄고, 어떻게 다시 움직이게 할 것인가.’
본지는 다음 편에서 경기도 부동산 거래량의 장기 흐름과 중앙정부의 부동산·금융정책, 금리와 대출규제, 역대 대선·지방선거 전후의 거래 변화, 주택 인허가·착공·입주물량 등을 비교해 취득세를 무너뜨린 ‘거래절벽’의 원인을 집중적으로 살펴본다.
근거자료
기사에 인용한 2021년 43만5,426건→2022년 23만2,729건(-46.6%), 공동주택 20만3,820건→8만4,433건(-58.6%)은 경기도가 취득신고 과세자료를 직접 분석해 발표한 공식 자료다.
(경기도뉴스포털: 공동주택 거래 급감으로 지난해 경기도 부동산 총 거래량 전년대비 46.6% 감소 (23.2.1.))
경기도의 재정위기 진단과 지방소비세율 25.3%→40% 등 세제개편 방안은 2026년 8월 31일 발표된 ‘재정위기 극복 전략 TF’ 활동 결과를 근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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