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KMNEWS 김교민 기자 | 경기도의회 교육기획위원회(위원장 국중범)가 정부의 지방교육재정교부금 개편 논의에 대해 “경기교육의 현재와 미래를 동시에 흔들 수 있다”며 상임위원회 차원의 공동 대응에 나섰다.
특히 현행 내국세 20.79% 법정교부율 연동체계가 유지되지 않을 경우 경기교육이 한 해 약 3조원 규모의 재정손실을 입을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하며 정부에 관련 논의를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국중범 경기도의회 교육기획위원장(성남4)은 1일 오후 2시 50분 경기도의회 3층 브리핑룸에서 교육기획위원회 소속 위원들과 함께 기자회견을 열고 “학령인구 감소를 이유로 지방교육재정교부금법의 핵심인 내국세 20.79% 법정교부율 연동제를 폐지·축소하려는 것은 경기교육의 현실을 외면한 것”이라고 밝혔다.
교육부가 초·중등 교육재정 일부를 영유아·고등·평생교육 지원에 활용하는 방향의 재편안을 논의하는 데 대해서도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국 위원장은 “학생 수가 줄어들면 교실 크기가 줄어드는가. 학교 건물이 저절로 사라지는가”라고 반문하며 “지난 10년간 전국 학생 수가 14.6% 감소하는 동안 실제 학급 수는 0.2% 감소하는 데 그쳤다”고 말했다.
이어 “오늘날 학교는 단순한 수업 공간을 넘어 정서지원과 안전관리, 돌봄 등 사회적 기능이 급증하고 있다”며 “기계적인 산술 논리로 교육재정을 삭감하겠다는 것은 학교 현장을 외면한 탁상행정의 전형”이라고 비판했다.
경기도의 특수성도 강조했다.
경기도는 3기 신도시 등 대규모 택지개발이 지속되면서 다른 시·도와 달리 일부 지역에서 학생 수와 학교 수가 동시에 증가하고 있다는 게 교육기획위원회의 설명이다.
2026년 전국 학생 수에서 경기도 학생이 차지하는 비중은 29.4%다. 반면 경기도교육청이 받는 지방교육재정교부금 확정교부액은 약 17조원으로 전국 총액 약 69조원의 24.9%에 불과해 학생 비중과 교부금 비중 사이에 4.5%p의 격차가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경기도의회는 앞서 2024년 11월 결의안을 통해 학생 수에 상응하는 교부금 지원을 촉구한 바 있다.
국 위원장은 “정부는 지원은커녕 교부금 총량마저 줄이려 하고 있다”며 “총량이 축소된다면 학교 신설과 과밀학급 해소 등 경기교육의 재정수요에 대응하기는 더욱 어려워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기자회견 후 이어진 질의응답에서는 교부금 개편에 따른 재정 영향을 보다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정부 개편안이 시행될 경우 가장 직접적으로 타격을 받는 분야가 무엇이냐는 질문에 국 위원장은 “경기교육에 필요한 예산은 교부금과 교육비특별회계 등을 바탕으로 하고 있는데 내국세 20.79% 법정교부율이 유지되지 않는다면 한 해 약 3조원 정도의 재정손실이 있다”고 밝혔다.
이어 “그만큼 세입이 줄어들면 세입에 맞춰 세출을 줄여야 하지 않겠느냐”며 노후 학교시설 개선을 비롯해 교육현장에 투입되는 사업의 위축 가능성을 우려했다.
실제 교육기획위원회는 지방교육재정교부금 문제뿐만 아니라 경기교육으로 들어오는 재원은 줄어드는 반면 재정수요는 늘어나고 있다고 진단했다.
대표적인 것이 담배소비세분 지방교육세다.
담배소비세액의 43.99%를 지방교육세로 부과하는 현행 규정의 적용시한은 오는 12월 31일 종료될 예정이다. 교육기획위원회는 2024년도 지방세 부과액을 기준으로 산출할 경우 경기도교육청 세입이 약 4천억원 감소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이날 질의응답에서는 경기도가 담배소비세분 지방교육세와 관련한 재원을 소방안전 분야에 활용하는 방안을 정부에 건의하는 문제도 거론됐다.
이에 국 위원장은 “추미애 경기도지사가 정부에 요청한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경기교육에 대한 고려가 부족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 역시 연간 약 4천억원의 세입이 줄어드는 문제이기 때문에 경기교육 입장에서는 받아들일 수 없는 요구”라며 “교육기획위원회도 계속해서 지방교육세 적용시한 연장과 재원 확보를 주장하고 요청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노후 학교시설 개선을 위한 안정적인 국비 지원 필요성도 제기됐다.
2021년부터 국비와 지방비 매칭 방식으로 40년 이상 된 노후 학교시설을 개선했던 그린스마트스쿨 사업은 2023년 공간재구조화사업으로 개편되면서 국비 지원이 중단돼 현재 경기도교육청 자체 재원에 의존하고 있다.
경기도 내 해당 노후학교는 2026년 483개교에서 2028년 542개교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는 반면, 올해 사업대상 예정학교는 16개교에 불과하다.
국 위원장은 “과거에는 해마다 30여 개교씩 진행했지만 최근에는 16개교로 줄었다”며 “노후학교는 안전 문제와도 직결되는 만큼 세입이 줄어들면 사업을 더 줄여야 하는 상황이 올 수 있어 상당히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자체 재원만으로 적기에 개축과 리모델링을 추진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며 제2의 그린스마트스쿨 사업을 국가정책사업으로 추진해 안정적인 재원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현재 경기도교육청 추경과 관련해서는 “다행히 이번에는 감액추경이 없다”고 설명했다.
국 위원장은 “줄어드는 세입과 늘어나는 세출 항목을 잘 살펴보고 내년도 본예산을 제대로 편성할 수 있도록 교육기획위원회 위원들과 지혜를 모으겠다”고 말했다.
경기도교육청 자체적으로도 불필요하거나 비효율적인 지출을 점검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도 밝혔다.
국 위원장은 “교육기획위원회가 꾸려진 지 두 달이 채 되지 않았다”며 “현재 예산을 면밀히 들여다보고 있고 행정사무감사를 준비하면서도 세세하게 살펴볼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줄여야 할 예산이 있다면 반드시 줄여서 지키고 확대해야 할 예산 쪽으로 세출을 조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전국적인 학령인구 감소만을 기준으로 교육재정 총량을 일률적으로 축소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라고 선을 그었다.
국 위원장은 “경기도는 신도시 건설로 학교가 늘어나고 학생도 증가하는 지역이 있다”며 “폐교되는 학교보다 새롭게 설립해야 하는 학교가 더 빠르게 늘어나는 경기교육의 현실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것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향후 교부금 산정체계 논의에서는 교육부가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는 “대한민국 교육을 생각한다면 교육부가 좀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며 “교육부가 정확한 데이터를 가지고 기획예산처와 협의를 진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학령인구 감소로 신설학교보다 폐교가 많은 지역은 일부 조정할 수 있겠지만 경기도처럼 학교 설립이 더 빠르게 이뤄져야 하는 지역은 정확한 데이터를 갖고 협상에 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교육기획위원회는 이날 정부와 국회에 네 가지 핵심 요구사항을 제시했다.
현행 내국세 20.79% 법정교부율 연동제를 전면 유지하고 초·중등 교육재정의 근간을 보장할 것, 영유아·고등·평생교육 지원은 초·중등 교부금 축소·전용이 아닌 별도의 국가재원으로 추진할 것을 요구했다.
또 학생 수와 학교 수가 동시에 증가하는 경기교육의 현실과 노후 학교시설 개선 수요를 지방교육재정교부금에 반영하고, 올해 말 종료 예정인 담배소비세분 지방교육세 적용시한을 연장하되 일몰이 불가피할 경우 이에 상응하는 국고 보전대책을 마련할 것을 촉구했다.
향후 다른 교육주체들과의 연대 가능성도 열어뒀다.
국 위원장은 “아직 정부가 최종안을 발표한 것이 아니라 논의 중이기 때문에 지금 당장 함께 연대하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본다”면서도 “마냥 기다릴 수만은 없어 오늘 기자회견을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학부모단체와 각종 교사단체에서도 연대 움직임이 있다”며 “정부 발표 과정을 눈을 부릅뜨고 지켜보면서 연대할 때는 연대하겠다. 우리 아이들의 미래를 책임지는 예산을 지키는 일인 만큼 반드시 결연한 의지로 막겠다”고 강조했다.
경기도의회 교육기획위원회는 9월 임시회에서 관련 결의안을 조속히 의결한 뒤 국회 교육위원회·기획재정위원회·행정안전위원회와 교육부·기획예산처·행정안전부 등에 전달할 계획이다.
국 위원장은 “교육은 결코 효율성의 논리로 삭감할 수 있는 단순 지출이 아니다. 대한민국과 경기도의 미래를 위한 가장 확실한 투자”라며 “경기도 모든 학생의 교육여건 개선을 위해 교육기획위원회가 앞장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