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장한별 경기도의회 의회운영위원장 “의회가 일하는 방식 바꾸겠다… 말 아닌 시스템으로 증명”

- “의원이 자료 아닌 정책 고민하도록”… AI 기반 원스톱 의정지원 시스템 구축
- 행감 지적·조례 시행 결과까지 추적… “견제·검증 통해 실제 변화 만드는 강한 의회”
- 경기도 7조원대 채무 논란에 “정치적 공방 아닌 숫자의 실체 정확히 검증해야”
- 정책지원관 상임위 배치 검토… 전문성 개인 아닌 ‘의회 조직적 자산’으로 축적
- 민주당 절대다수에도 “숫자로 밀어붙이지 않겠다”… 여야 사전 협의·조정 강화
- 지방의회 독립 최우선 과제 ‘조직권’… 공무국외출장 심사·의원 윤리도 강화

 

KKMNEWS 김교민 기자 | “장한별 위원장 체제에서 경기도의회의 일하는 방식이 달라졌다는 평가를 받고 싶습니다.”

 

제12대 경기도의회 전반기 의회운영위원회를 이끄는 장한별 위원장이 그리고 있는 의회의 모습은 ‘시스템으로 일하는 의회’다.

 

의원 개인의 역량이나 인적자원에 따라 의정활동의 질이 좌우되는 구조에서 벗어나 누구나 전문적인 지원을 받아 정책을 만들 수 있는 의회, 집행부를 지적하는 데 그치지 않고 실제 개선 여부까지 확인하는 의회, 도민의 목소리가 정책 결정과 집행으로 이어지는 의회를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특히 전국 최대 규모 광역의회인 경기도의회의 위상에 맞춰 정책지원관과 의회사무처의 전문성을 높이고 AI와 데이터를 활용한 의정지원 체계를 구축해 의원들이 자료를 찾고 취합하는 데 쓰는 시간을 줄이는 대신 도민과 현장을 만나고 정책을 고민하는 데 집중할 수 있도록 의회의 ‘일하는 방식’ 자체를 바꾸겠다는 계획이다.

 

장 위원장은 19일 경기도일간기자단과의 인터뷰에서 “의회의 힘은 지적의 강도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견제와 검증을 통해 실제 변화를 만들어내는 능력에서 나온다”며 “말로만 외치는 혁신이 아니라 시스템으로 작동하는 일하는 의회를 만들어 도민께 성과로 증명하고 싶다”고 밝혔다.

 

◆ “의원이 제대로 일할 수 있는 의회가 첫 번째 기준”

 

장 위원장이 가장 먼저 제시한 기준은 ‘의원이 제대로 일할 수 있는 의회’다.

 

의원들이 개인의 역량이나 인적자원에 의존하지 않고 공정하게 지원받으며 의정활동에 전념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정책지원관 제도의 운영 실태를 점검하고 조례·예산 분석 기능을 강화하는 한편 AI 기반 의정지원 플랫폼 구축과 지역상담소 내실화 등 의원들의 의정활동을 실질적으로 뒷받침할 수 있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특히 의원의 정책 아이디어가 전문적인 분석을 거쳐 조례와 예산, 행정사무감사, 도정질문 등 실제 의정활동으로 이어지는 ‘하나의 흐름’을 만드는 데 방점을 두고 있다.

 

장 위원장은 “의원이 자료를 찾고 행정절차를 처리하는 데 시간을 쓰기보다 도민을 만나고 정책을 고민하는 데 더 많은 시간을 쓸 수 있도록 하는 것, 그것이 제가 만들고 싶은 의회의 첫 번째 기준”이라고 말했다.

 

 

◆ “강한 의회는 지적의 강도가 아니라 검증하고 변화시키는 능력”

 

장 위원장이 말하는 ‘강한 의회’의 핵심은 검증 능력과 실효성이다.

 

정확한 정보를 확보하고 정책을 전문적으로 분석해 집행부를 제대로 검증하면서도 도민에게 필요한 정책적 대안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장 위원장은 이를 위해 우선 행정사무감사의 사후관리 체계를 강화하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행감에서 요구한 자료와 제기한 문제, 개선 요구사항이 실제 어떻게 조치됐는지 지속적으로 확인하는 사후관리 로드맵을 구축해 ‘지적하고 끝나는 행감’에서 ‘개선 결과까지 확인하는 행감’으로 바꾸겠다는 것이다.

 

그는 “질문하고 지적하는 것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개선을 요구하고 그 결과를 확인하고, 미흡한 부분은 다시 점검하는 것까지 의회의 책임”이라고 강조했다.

 

조례 역시 ‘얼마나 많이 만들었느냐’보다 ‘실제로 작동하느냐’를 기준으로 관리하겠다는 방침이다.

 

제12대 의회운영위원회는 첫 회기에 ‘조례시행추진관리단’ 관련 조례를 개정해 조례의 개정·폐지 권고와 연구용역을 추진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했다.

 

앞으로 이를 적극 활용해 기존 조례가 실제 정책과 행정에서 제대로 작동하고 있는지를 점검하고 실효성이 떨어지는 조례는 정비하는 반면, 도민에게 필요한 조례는 사업과 예산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입법 이후’까지 관리하겠다는 계획이다.

 

장 위원장은 “의회의 힘은 지적의 강도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견제와 검증을 통해 실제 변화를 만들어내는 능력에서 나온다”고 말했다.

 

◆ 경기도 ‘7조원대 채무’ 논란… “정치적 공방보다 숫자의 실체 검증해야”

 

최근 경기도의 7조원대 채무 문제를 둘러싼 논란에 대해서도 의회의 역할을 분명히 했다.

 

장 위원장은 재정 문제를 놓고 정치적 공방에 머무르기보다 채무의 발생 원인과 재정 운용 전반을 객관적으로 검증하는 것이 의회가 해야 할 일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왜 채무가 발생했는지, 어떤 사업에 재정이 투입됐는지, 세수 전망은 적정했는지, 향후 상환계획은 무엇인지, 재정건전성을 위해 어떤 사업의 우선순위를 조정해야 하는지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매년 예산안을 심의하는 데 그치지 않고 세입·세출과 채무, 재정사업의 성과까지 지속적으로 들여다볼 수 있도록 의회 자체의 재정분석 역량을 강화하겠다는 구상이다.

 

장 위원장은 “의회가 해야 할 일은 숫자를 놓고 정치적으로 공방하는 것이 아니라 그 숫자의 실체를 정확하게 검증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 AI 기반 ‘원스톱 의정지원’… “AI가 목적 아닌 의원에게 시간 돌려주는 것”

 

의원들이 실제 의정활동에 전념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핵심 과제로는 ‘원스톱 의정지원 시스템’을 제시했다.

 

현재 경기도의회에는 회의록과 조례, 예산자료, 행정사무감사 자료, 연구용역, 정책자료 등 방대한 정보가 축적돼 있지만 여러 곳에 흩어져 있어 이를 체계적으로 연결하고 활용할 수 있는 시스템이 필요하다는 판단이다.

 

예를 들어 의원이 지역 교통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정책을 검토한다면 단순히 관련 자료를 찾아주는 데 그치지 않고 통계와 현황 분석, 관련 법령과 조례 검토, 필요한 예산 규모와 재정 여건 분석, 다른 시·도의 유사 정책 및 성과 비교, 전문가와 현장 의견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한 뒤 조례 제·개정이나 예산사업, 행정사무감사, 도정질문 가운데 어떤 방식으로 정책화하는 것이 효과적인지까지 연결해주는 방식이다.

 

이 과정에서 AI와 데이터 기술을 적극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장 위원장은 “AI 자체가 목적은 아니다. 의원의 시간을 돌려드리는 것이 목적”이라며 “의원이 자료를 검색하고 정리하는 데 쓰는 시간은 줄이고 도민을 만나 현장의 문제를 이해하고 정책을 고민하는 데 더 많은 시간을 쓸 수 있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 전국 광역의회 최초 독자 정보화 종합계획… ‘지능형 의정지원 플랫폼’ 구축

 

경기도의회는 전국 광역의회 최초로 의회 자체의 독자적인 정보화 종합계획을 수립했다.

 

그동안 집행부의 정보화 시스템을 함께 활용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경기도의회의 업무와 의정활동에 맞는 독자적인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한 로드맵을 마련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

 

첫 번째 과제로 국회와 서울시의회 등의 사례를 참고해 의안의 발의부터 검토·접수·심사·의결·이송·공포까지 전 과정을 전자적으로 연결하는 원스톱 의안정보시스템 구축을 추진한다.

 

여기에 AI 기반 의정지원 플랫폼을 연계해 의원들이 도정 현안과 정책분석, 관련 법령 정보부터 예산분석까지 의정활동에 필요한 정보를 보다 정확하고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한다는 구상이다.

 

장 위원장은 “단순한 검색용이 아니라 정책분석을 위한 데이터를 구축하는 것은 의원들의 역량 강화로 이어질 것”이라며 “경기도의회를 일하기 좋은 의회, 강한 의회로 만들어가는 기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 정책지원관 상임위 배치 검토… “전문성, 개인 아닌 의회 자산으로”

 

정책지원관과 의회사무처의 전문성을 높이기 위한 조직 개편도 추진한다.

 

제12대 경기도의회에서는 정책지원관의 분야별 전문성을 강화하기 위해 상임위원회 배치를 검토하고 있다.

 

정책지원관이 상임위에 배치되면 해당 분야의 조례와 예산, 정책 현안에 대한 전문성을 지속적으로 축적하면서 위원회의 입법·예산 심사 기능과 보다 유기적으로 협업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정책지원관 운영 관련 조례를 개정해 교육과 연구, 전문성 개발 등 역량 강화를 위한 지원체계를 제도적으로 정비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장 위원장은 “정책지원관의 전문성이 개인에게만 머물러서는 안 된다”며 “축적된 전문성이 의회 전체의 자산으로 남을 수 있는 구조를 만들고자 한다”고 말했다.

 

의회사무처 역시 기능과 인력구성을 점검해 중복되는 기능은 효율화하고 부족한 전문분야는 보강하는 방향으로 조직을 재설계할 계획이다.

 

◆ 지방의회 실질적 독립… “가장 시급한 것은 조직권”

 

지방의회법 제정과 조직권·예산권 등 지방의회의 실질적인 독립을 위한 과제 가운데 장 위원장은 ‘조직권’을 가장 시급한 문제로 꼽았다.

 

현재 의회사무처의 인사권은 독립됐지만 새로운 의정 수요에 맞춰 조직을 신설하거나 개편하려면 집행부에 의뢰해야 하는 구조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장 위원장은 “의회가 제대로 일하려면 의회가 필요로 하는 조직과 인력을 스스로 설계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경기도의회는 전국 최대 규모의 광역의회인 만큼 다른 지방의회의 조직모델을 그대로 따라가기보다 경기도의회의 규모와 의정수요, 상임위원회 운영, 정책지원 수요에 맞는 조직을 스스로 설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 민주당 절대다수 속 협치… “숫자만 앞세운 밀어붙이기 하지 않겠다”

 

제12대 경기도의회에서 더불어민주당이 절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만큼 다수당의 책임과 소수당의 목소리를 어떻게 조화시킬지도 중요한 과제다.

 

장 위원장은 “다수당에게는 결정할 수 있는 힘이 있는 만큼 책임도 크다”며 “숫자만 앞세운 밀어붙이기식 의정 운영을 할 생각은 없다”고 밝혔다.

 

의회 운영과 관련된 주요 현안이나 쟁점에 대해서는 의장단과 양당 대표, 수석부대표 등이 참여하는 협의 구조를 적극 활용하고 필요한 경우 충분한 사전 논의를 거쳐 쟁점을 조정한 뒤 공식적인 의사결정으로 이어지는 프로세스를 체계화하겠다는 방침이다.

 

제11대 민주당 총괄수석부대표를 지내며 원 구성 협상과 예산안 심의 등 여러 대립 상황을 경험한 장 위원장은 당시 경험도 적극 활용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원칙은 지키되 상황에 따라 유연하게 해법을 찾는 것이 협상의 중요한 원칙이라는 것을 배웠다”며 “소모적인 정쟁으로 의회의 결정이 늦어지고 도정이 표류하는 시간을 최소화하는 데 중점을 두겠다”고 말했다.

 

특히 “협치가 모든 사안에서 100% 합의하는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끝까지 합의할 수 없는 사안은 민주적인 절차에 따라 결정하되, 결정하기 전에 충분히 듣고 조정하는 과정 자체를 지키는 것이 실질적인 협치”라고 강조했다.

 

◆ 의원 윤리 ‘사후 처벌보다 사전 예방’… 중대한 위반은 ‘무관용’

 

의회의 권한이 커지는 만큼 의원들의 책임과 윤리 기준도 함께 높여야 한다는 입장이다.

 

장 위원장은 문제가 발생한 뒤 처벌하는 것보다 의원들이 의정활동 과정에서 지켜야 할 기준을 명확히 알고 문제가 될 수 있는 상황을 사전에 확인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특정 조례나 예산, 행정사무감사 대상과 의원 본인 또는 가족 등의 이해관계가 있을 경우 이를 사전에 확인하고 신고·회피할 수 있도록 절차를 보다 명확하게 만드는 것이 대표적이다.

 

정기적인 청렴·윤리교육 강화도 추진한다.

 

현재 운영위원회에서는 의원 공무국외출장에 대한 심사를 행정안전부 권고 수준에 맞게 강화하는 조례 개정을 추진하고 있으며 연 1회 청렴교육을 의무화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장 위원장은 다만 “충분한 사전 교육과 예방 시스템을 갖추었음에도 고의적인 비위나 중대한 윤리 위반이 발생한다면 ‘무관용’ 원칙으로 엄정하게 대응해야 한다”고 밝혔다.

 

◆ “도민에게 묻고 함께 결정하고 다시 설명하는 의회”

 

장 위원장이 그리고 있는 ‘강한 의회’의 또 다른 축은 도민 참여다.

 

아무리 전문성이 높은 의회라도 도민의 목소리와 동떨어져 있다면 강한 의회라고 할 수 없으며, 주민 대표기관인 의회의 모든 활동은 결국 도민의 삶을 개선하는 데 도달해야 한다는 것이다.

 

현재 경기도에는 주민참여예산과 공론화, 숙의민주주의, 민관협치 등 다양한 시민참여 제도가 운영되고 있다.

 

다만 각각의 제도가 개별적으로 운영되는 만큼 시민의 의견이 실제 정책 결정과 집행, 평가까지 어떻게 이어지는지 종합적으로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보고 관련 연구용역을 추진하고 있다.

 

국가 차원에서 시민참여를 제도적으로 확대하려는 움직임에도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경기도의 시민참여 제도를 종합적으로 진단하고 정책 간 연계와 실행체계를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장 위원장은 “도민에게 묻고, 함께 결정하고, 그 결과를 다시 도민에게 설명하는 것”이라며 “그런 참여의 선순환이 만들어질 때 경기도의회가 진정으로 강한 의회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 “말로 외치는 혁신 아닌 시스템으로 작동하는 의회 만들겠다”

 

장 위원장이 전반기 운영위원장 임기를 마칠 때 남기고 싶은 성과 역시 결국 ‘경기도의회의 일하는 방식’을 바꾸는 것으로 모아졌다.

 

첫째는 효율적인 의정지원 시스템을 구축해 의원이 일하면 실제 정책 성과로 이어지고 그 성과를 도민이 체감할 수 있는 ‘의원이 일하는 의회’다.

 

둘째는 집행부 검증을 철저히 하고 행정사무감사 지적사항과 조례 시행 결과까지 지속적으로 확인하는 ‘검증하고 책임지는 의회’다.

 

셋째는 현재 추진 중인 시민참여 정책 연구를 바탕으로 시민들이 정책 결정 과정에 실질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모델을 만드는 ‘도민과 함께 정책을 만드는 의회’다.

 

장 위원장은 “전반기 임기를 마칠 때 ‘장한별 위원장 체제에서 경기도의회의 일하는 방식이 달라졌다’는 평가를 받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의원이 일하면 성과로 이어지고 그 성과가 도민에게 보이는 의회, 질문하고 지적하는 데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개선 여부까지 책임 있게 확인하는 의회를 만들겠다”며 “말로만 외치는 혁신이 아닌 시스템으로 작동하는 일하는 의회를 만들어 도민께 성과로 증명해 보이고 싶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