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거버넌스 행정의 부작용①] 수원시 주민자치회 '6·3 지선 직전 사퇴 후 선거 도운 뒤 재위촉' 논란… 성남·화성·용인과 비교해보니 제도 보완 필요성

- 6·3 지방선거 앞두고 사퇴 후 선거 종료 직후 주민자치위원·회장 복귀
- 「공직선거법」 위반 여부와 별개로 정치적 중립성·공공성 논란
- 성남·화성·용인 조례 비교… 수원시, 재위촉 제한 규정은 '공백'
- 거버넌스 핵심인 주민참여기구 운영 원칙·위원 선정 절차 도마 위
- "시민 신뢰 회복 위해 정치적 중립성 확보 및 조례 보완 필요"

 

KKMNEWS 김교민 기자 | 수원특례시(시장 이재준)의 주민자치회 운영 과정에서 6·3 전국동시지방선거를 한 달 앞두고 사퇴한 주민자치회장이 선거 종료 십여 일 만에 다시 주민자치위원으로 위촉된 데 이어 주민자치회장으로 선출된 사실이 확인되면서, 주민자치 제도의 정치적 중립성과 거버넌스 운영 원칙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다.

 

거버넌스(Governance)는 행정기관이 일방적으로 정책을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주민과 시민사회, 각종 단체가 함께 참여해 지역사회를 운영하는 협력적 행정체계를 말한다. 주민자치회는 이러한 거버넌스를 실현하는 대표적인 주민참여기구인 만큼 정치적 중립성과 공정성은 제도의 핵심 가치로 꼽힌다.

 

이번 사례를 계기로 수원시와 성남시, 화성시, 용인시의 주민자치 관련 조례를 비교한 결과, 수원시는 선거를 위해 사퇴한 주민자치위원의 재위촉을 제한하는 규정이 없어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주민자치회 위원의 정치적 중립 의무를 규정한 「공직선거법」과 각 지방자치단체 조례에도 불구하고, 지방선거를 한 달 앞두고 사퇴한 한 주민자치회장이 선거 종료 후 십여 일 만에 다시 주민자치위원으로 위촉된 데 이어 주민자치회장으로 선출된 사례가 확인되면서 제도 개선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제보자는 "해당 주민자치회장이 지방선거를 앞둔 지난 4월 주민자치위원 사퇴서를 제출했지만 사퇴 처리가 되지 않은 상태에서 선거를 도운 뒤 다시 주민자치회장으로 복귀하는 것으로 알고 있었다"며 "더불어민주당 후보들을 돕기 위해 사퇴한 뒤 선거가 끝나자 다시 주민자치회장으로 복귀하는 것은 주민자치회의 정치적 중립 취지에 맞지 않는다"는 취지의 문제를 제기했다.

 

그러나 수원시와 구청 관계자는 취재에서 "해당 인사는 4월 30일 해촉 건이 접수돼 5월 1일자로 해촉 처리됐으며, 이후 6월 15일 주민자치위원으로 다시 위촉됐고, 6월 17일 주민자치회 회의에서 주민자치회장으로 선출됐다"고 설명했다.

 

해당 인사는 5월 1일자로 주민자치위원직에서 해촉된 뒤 6·3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이재준 수원시장 후보를 비롯한 더불어민주당 후보들을 도운 것으로 알려졌다.

 

「공직선거법」 제60조는 주민자치위원의 선거운동을 금지하고 있으며, 선거운동을 하려는 경우에는 주민자치위원직을 사퇴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번 사례 역시 선거를 돕기 전에 사퇴 절차를 거친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논란의 핵심은 위법 여부가 아니라 정치적 중립성을 요구하는 주민자치회의 공공성과 제도 취지에 비춰 선거 직후 주민자치위원으로 재위촉되고 다시 주민자치회장까지 맡게 된 과정이 적절했는지 여부다.

 

수원시 관계자는 취재에서 "조례상 사퇴 후 일정 기간 재위촉을 제한하는 규정은 없으며, 공개모집과 동장 추천 절차를 거쳐 적법하게 위촉됐다"고 밝혔다.

 

성남시는 공개모집 신청자와 해당 동 소재 학교장·기관장·단체장의 추천을 받은 사람 가운데 주민자치교육을 이수한 사람을 대상으로 각 모집 유형별 공개추첨을 통해 주민자치회 위원을 선정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조례에는 동장 추천 규정은 없으며, 예비후보자 제도를 운영해 결원 발생 시 순위에 따라 위촉하도록 하고 있다. 시장은 선정 결과에 따라 최종 위원을 위촉하며, 전임 위원의 잔여 임기가 6개월 미만인 경우에는 새 위원을 위촉하지 않도록 규정하고 있다.

 

화성시는 공개모집과 추천모집을 병행하되 추천모집 위원도 선정위원회의 심사·의결을 거쳐 선정하도록 하고 있다. 또한 위원 임기 시작 후 1년 이내 스스로 사임한 사람은 해촉된 날부터 2년이 지나지 않으면 다시 주민자치위원으로 선정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어, 선거 등을 위한 형식적인 사퇴와 즉각적인 복귀를 제도적으로 차단하고 있다.

 

용인시는 주민자치위원회 제도를 운영하면서 학교, 통·이장대표, 주민자치위원회, 시민사회단체 등의 추천과 공개모집을 병행하고 있다. 후보자는 선정심사단의 서류심사와 면접 등 종합적인 심사를 거쳐 위촉대상자로 선정되며, 읍·면·동장이 최종 위촉하도록 해 선정 과정의 객관성과 투명성을 확보하도록 하고 있다.

 

수원시 역시 위원선정관리위원회를 두고 주민자치회 위원의 자격 확인과 선정 절차를 진행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다만 공개모집 외에 동장 추천 방식이 허용돼 있고, 자진 사퇴 후 일정 기간 재위촉을 제한하거나 선거를 위해 사퇴한 위원의 재위촉 기준에 대해서는 별도의 제한 규정을 두고 있지 않아 이번 사례와 같은 재위촉을 제도적으로 제한하기 어려운 구조라는 지적이 나온다.

 

이번 사안을 제보한 주민들은 "주민자치회장이 선거를 위해 잠시 사퇴했다가 선거가 끝난 뒤 다시 주민자치회장으로 선출되는 사례가 가능하다면 앞으로도 같은 방식이 반복될 수 있다"며 "주민자치회의 정치적 중립성과 주민 신뢰를 확보하기 위한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수원시 관계자는 취재 과정에서 "현행 조례상 제한 규정이 없어 절차에 따라 위촉이 이뤄졌으며, 규정상 문제가 없는 것으로 판단했다"고 밝혔다.

 

 

이번 사례는 법령 위반 여부를 떠나 주민참여기구인 주민자치회의 정치적 중립성과 주민 신뢰를 어떻게 확보할 것인지, 나아가 거버넌스 행정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어떻게 제도적으로 담보할 것인지에 대한 과제를 보여주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지방선거를 앞두고 주민자치위원직에서 사퇴해 특정 후보를 도운 뒤 선거 종료 직후 다시 주민자치위원과 주민자치회장으로 선출되는 사례가 반복될 경우 주민자치회의 정치적 중립성에 대한 시민 신뢰가 훼손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이에 따라 수원시 역시 성남시·화성시·용인시 등 다른 지방자치단체의 사례를 참고해 재위촉 제한 규정 마련, 정치적 중립성 확보 장치 보완, 위원 선정 절차의 객관성 강화 등에 대한 조례 개정 논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케이부동산뉴스>는 이번 보도를 시작으로 주민자치회를 비롯한 각종 민관협력기구의 운영 실태와 위원 선정의 공정성, 정치적 중립성 확보 방안 등 지방정부 거버넌스 행정 전반을 점검하는 연속 기획보도를 이어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