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기와 풍속] 여름 끝자락, 가을을 부르는 소리… 오늘은 입추(立秋) / 김교민 기자 ](http://www.kkmnews.com/data/photos/20250832/art_17545250831276_c1f1fa.jpg?iqs=0.2457154701173334)
케이부동산뉴스 김교민 기자 | 무더위가 한창인 8월, 절기상으로는 가을이 시작되는 날이 찾아왔다.
바로 24절기 중 열세 번째 절기인 입추(立秋)다.
올해 입추는 양력 8월 7일, 음력으로는 윤6월 14일에 해당한다. 이날은 태양의 황경이 135도에 도달하는 시점으로, 대서와 처서 사이에 위치한다.
입추는 그 자체로 가을의 문턱을 알리는 신호다.
날은 여전히 덥지만, 밤바람은 서서히 서늘해지고, 논밭의 벼 이삭은 누렇게 익어가며 수확을 예고한다. 예부터 농민들은 이날 날씨를 유심히 관찰해 그해 풍년 여부를 점쳤다.
“입추에 하늘이 맑으면 풍년이 들고, 비가 많이 오면 벼가 상한다”는 속신은 지금도 일부 농촌 지역에서 회자된다. 또 천둥이 치면 수확량이 줄고, 지진이 나면 이듬해 가축에 문제가 생긴다는 민간 속설도 함께 전해진다.
조선시대에는 입추 이후 비가 닷새 이상 이어지면, 조정이나 지방 관아에서 기청제(祈晴祭), 즉 하늘에 비를 그치게 해달라는 제사를 올렸다고 기록돼 있다. 입추는 곡식이 무르익는 중요한 절기였기에, 날씨 하나에도 민감할 수밖에 없었다.
이 시기를 기점으로 가을농사 준비도 본격화된다.

김장용 무와 배추를 심고, 김매기를 마무리하며 농촌도 잠시 여유를 찾는다. “어정 7월, 건들 8월”이라는 속담은 바로 이 같은 농촌의 분위기를 잘 보여준다.
반대로 모내기와 보리 수확으로 정신없는 5월을 가리켜 “5월은 발등에 오줌 싼다”고 표현하기도 하는데, 입추 이후의 한가로움과 뚜렷한 대조를 이루는 표현이다.
계절은 여전히 뜨겁지만, 입추가 지난 뒤 찾아오는 바람결은 가을의 냄새를 담고 있다.
자연의 작은 변화 속에서 우리는 또 하나의 계절을 준비한다.